2021년 01월 23일(토)

에너지경제

공시가격 인상으로 분양가 상한제도 무용지물

윤민영 min0@ekn.kr 2021.01.12 15:23:58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의 3.3㎡당 일반분양가가 5668만원으로 책정됐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했던 4892만원보다 16%나 비싸졌다.

이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데 따른 추가 설계반영, 기부채납 요인 등으로 전체 분양가의 약 12%에 해당하는 가산비(666만원)와 주변 집값상승에 따른 지가상승분도 일부 반영됐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면 HUG가 산정한 분양가보다 5~10%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공시지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분양가가 높아졌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래미안 원베일리의 영향으로 향후 강남권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일반 분양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업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둔촌주공 조합은 그동안 분양가상한제, HUG의 고분양가 심사기준으로 책정된 일반 분양가가 조합원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분양 일정을 잡지 못했다. 일반 분양가를 산정할 때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택지비가 상승하고 이는 고스란히 분양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시가격 현실화가 사실상 재건축 규제 완화나 마찬가지라고 보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분양가 상승을 초래했다는 논란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지비 감정평가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초로 산정하되 객관적인 시장가치를 감안하므로 공시지가 현실화율과 택지비 감정평가액 사이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며 "토지의 감정평가 기준일과 HUG 심사일은 모두 지난해 1월 1일 기준의 표준지의 공시지가 기준이므로 공시가격 현실화가 택지비 상승을 초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근 재건축 단지에서는 일반 분양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래미안 원베일리가 지난해 기준으로 공시가격을 반영했지만 현재 분양가 산정 작업 중인 단지들은 올해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둔촌주공의 경우는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일반 분양가는 3.3㎡당 3700만원 수준이다. HUG는 앞서 2978만원을 제안했다. 그러나 둔촌주공은 래미안 원베일리처럼 특별건축구역이 아니지만 택지비 상승분만 반영해도 분양가는 약 4300만원까지 가능해진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 경우 일반 분양가는 전용면적 기준 59㎡는 9억원에 육박하게 되며 84㎡는 12억을 넘어선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오히려 HUG의 기준보다 높은 분양가를 산정할 수 있다고 해서 이를 재건축 규제 완화로 볼 수는 없지만 공시가격 상승이 정비사업을 옥죄어왔던 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며 "공시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일반 분양가가 책정되면 대출 제한이 생기는 가격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기만 하면 문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둔촌주공이 래미안 원베일리 처럼 예상 밖의 분양가를 확정 짓게 되면 그동안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후분양을 고려했던 단지들도 덩달아 사업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인해 서울의 일반분양 물량은 8월부터 급감하며 올해로 분양을 미룬 단지도 속출했기 때문이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분양 예정 물량은 6만6556가구였지만 이 중 42%인 2만8100가구 분양에 그쳤다.

반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가 적용되는 단지는 분양가가 높아져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개발 이익이 높을 수록 국가의 환수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반 분양가가 높으면 개발 이익이 많아지고 이로 인한 환수금도 늘어난다. 지난해 9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경우는 재초환 부담금으로 가구당 약 4억200만원을 통보 받았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격 상승분이 원가에 반영되면 당연히 분양가가 오를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재초환 적용 단지와 비적용 단지는 개발 이익이 벌어지게 된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무색할 만큼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오르게 되면 정부가 추가 규제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둔촌주공

▲래미안 원베일리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 가격을 넘는 분양가 승인을 받으면서 인근 재건축 단지들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공사가 진행되는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일대 모습.연합뉴스

배너

실시간 종합Top

경제
머니
비즈니스
전기차&에너지
부동산

Opinion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