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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정신분열에 의한 범죄"…"피해자 여성에 집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5.19 14:58
경찰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정신분열에 의한 범죄"…"피해자 여성에 집중"

'묻지마 살인' 피의자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으로 불거진 ‘여성 혐오’ 논쟁이 사회적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경찰이 "여성 혐오에 의한 범행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9일 "피의자 김모 씨(34)가 심각한 수준의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만큼 이번 범행의 동기가 여성 혐오 살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18일 김 씨가 2008년부터 올해 1월까지 정신분열증으로 4차례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 진단서와 진료 기록을 김 씨 가족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공단에서 회신받은 진료내역과 비교해 본 결과 김 씨는 2008년 여름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2008년 수원 모 병원에서 1개월, 2011년 부천 모 병원에서 6개월, 2013년 조치원 모 병원에서 6개월,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 서울 모 병원 6개월 등 4번 입원치료를 받았다.

올해 1월초 정신병원 퇴원 당시엔 주치의로부터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3월말 가출한 이후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반면, 녹색당은 19일 논평을 통해 이번 일은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피해가 여성에게만 집중된 범죄라며 묻지마 범죄로 보는 경찰을 향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이유도 모른 채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맞았다. 아직 살아남은 여성들은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피부로 느끼며 일상적 공포를 절감하고 있다"며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 살해와 같은 ‘묻지마 범죄’는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피해가 ‘여성에게만’ 집중된 범죄다. 개인의 무작위적 일탈이 아니며, 가해자 대다수는 사이코패스가 아닌 아주 보통의 남자들이었다"라고 강조했다.

프로레슬러이자 격투기 해설자인 김남훈 역시 "‘묻지마 살인’이 아니라 ‘여성차별 살인’이 맞는 것 같다. 더 정확한 명칭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는 식으로 이런 사건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남훈은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이 특정 상대, 즉 여성을 상대로 한 사건임을 강조했다. 그는 "‘묻지마’라고 하는데 제가 화장실 들어갔어도 그랬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남훈은 "택시를 잡아타서 꾸벅꾸벅 졸며 ‘다 왔습니다’라는 말에 정신 차리고 내리는 이런 행동들이 ‘남자만 가능한 나라’는 ‘살기 좋은 문명국’이라고 부르기 어렵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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