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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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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예외 허용’…모회사 이사회에 ‘5대 의무’, 물적분할은 주주동의 필수[이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7.07 15:06

금융위, 중복상장 원칙 금지·예외 허용 세부 기준 마련
모회사 이사회 5대 의무 부과…자회사 해외상장 때도 적용
주주동의 의무화 차등 적용
“특정 주주 비토권 주는 MoM 대신 3%룰 적용”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 축사하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4월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공개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으로 모회사가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모회사 이사회는 일반주주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보호 대책을 마련해서 주주 동의를 받는 방식이다. 모회사외 자회사 간 영업과 경영이 독립되고,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중복상장을 허용한다.


특히 물적 분할로 설립된 자회사를 상장할 때는 모회사 주주 동의를 필수로 받아야 한다. 주주 동의를 받을 때는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에 활용하는 '3%룰'을 적용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주식을 합해 3%를 초과하는 의결권을 가진 주주는 3%로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만 투표에 참여하는 '소수주주 다수결(MoM)'도 검토했지만, 특정 주주에게 거부권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채택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중복상장 세부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도 개선 개요 [자료=한국거래소]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도 개선 개요 [자료=한국거래소]


모회사 이사회에 '5대 의무' 신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는 모회사 이사회에 중복상장 관련 의무가 생긴 점이다. 상장사가 비상장 자회사를 상장할 때 모회사 이사회는 5대 의무를 이행하도록 했다.


첫째, 주주 영향평가를 도입해야 한다. 중복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결의해야 한다.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가 디스카운트 가능성, 모회사 지분 변동, 자회사 기업가치 변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주주영향 평가서'를 작성하고 이사회가 이를 결의하도록 규정했다.


둘째, 주주 보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평가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보호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보호 방안은 이행수단과 조건이 특정된 실현 가능한 계획이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거래소는 자회사 상장으로 확보한 돈을 현금·현물 배당하거나 자사주를 소각하고, 일정 기간 다른 자회사를 추가로 상장하지 않겠다고 확약하는 등의 예시를 제시했다.


셋째, 주주 소통 또는 주주 동의 여부 확인이다. 모회사 이사회는 평가 결과와 보호방안을 일반주주와 충분히 소통해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필요시 주주총회 등을 통해 동의 여부를 명시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기업설명회(IR)와 온오프라인 주주간담회, 설문조사, 의견수렴 창구 운영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그 결과와 반영 여부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5월 코스닥 상장사 A사가 '정관 일부 변경의 건(자회사 상장 관련 주총 결의 근거 마련)'과 '자회사 상장 승인의 건'을 임시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사례를 소개했다.


넷째, 이사회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다. 앞선 평가·보호방안·소통 결과를 종합해 최종적으로 찬반을 결의하고 그 결과를 자회사에 통보해야 한다.


다섯째, 공시다. 의무 이행 사항을 단계별로 공시하되, 주주총회 등을 통한 주주 동의 여부를 명시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그 사유도 함께 공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시규정 제7조에는 종속회사등 상장 관련 이사회 결의를 신고하도록 하는 근거가 추가됐다.


이 5대 의무는 자회사를 해외 거래소에 상장할 때도 동일하게 부과된다.





자회사 심사도 강화…영업·경영의 독립성

새 규율의 두 번째 축은 거래소의 상장심사 강화다. 중복상장에 해당하면 일반 상장기준에 더해 특례 심사기준이 추가로 적용된다. 특례 심사는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 ▲모회사 투자자 보호 두 갈래로 구성된다.


영업 독립성 심사에서는 자회사의 주된 영업이 모회사와 유사하거나 모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지를 본다. 자회사가 모회사와 구별되는 제품군·고객기반을 갖춰 공급망 내 역할이 구분되는지(영업 유사성), 자체 연구개발·설계·판매 역량을 보유했는지(영업 독자성), 주요 영업활동이 모회사에 의존하는지(영업 의존도)를 종합 판단한다.


특히 자회사의 매출 또는 매입의 50% 이상이 모회사로부터 발생하면 영업 독립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산업 구조상 수직계열화가 불가피하거나 그룹 내 거래로 원가 절감·공급 안정성 등 효율성이 인정되면 예외적으로 독립성을 인정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에서 든 심사사례를 보면, 인적분할 후 지주회사 전환을 신청한 B사는 매출(85%)·이익(83%)·자산(92%)의 대부분을 C사가 차지하고 해외사업도 C사에서 파생돼 양사의 경제적 실질이 사실상 동일하다는 이유로 영업 독립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D사 매출의 100%를 차지하는 제품이 모회사 매출에서도 80%를 차지하고, 과거 모회사 연구개발의 일부를 담당한 이후 독자 파이프라인 성과가 없었던 점이 문제가 됐다.


경영 독립성 심사에서는 모회사 최대주주·임직원 등의 겸직 상황, 인사·경영관리 시스템, 주요 경영사항 의사결정이 모회사로부터 독립적인지를 본다. 핵심 부서 업무가 모회사 인력에 의해 대부분 수행되거나, 자회사 이사회 안건이 실질적으로 모회사의 사전승인을 거쳐야 하고 수정·부결이 불가능한 경우 독립성이 낮다고 평가된다.


심사사례로는 모회사 최대주주가 자회사 임원을 장기간 겸직하면서 그 사실을 공시하지 않고 과도한 급여를 받은 경우, 지배기업 사내이사가 상장신청인의 대표를 겸임하며 사업 무관 자금거래·주식양수도 등 이해상충 소지가 큰 거래가 다수 발생한 경우가 제시됐다.



예외 허용 받으려면…'주주동의'와 3%룰 적용해야

투자자 보호 심사는 두 가지를 전제로 한다. 먼저 모회사 이사회가 5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최종적으로 찬성 결의를 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가이드라인에서 “모회사 이사회의 찬성 결의가 없으면 투자자 보호 심사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 위에서 일반주주 보호 필요성에 상응하는 주주 보호 노력을 이행했는지를 심사한다.


보호 노력의 충분성을 판단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주주 동의를 제시했다. 거래소는 주주동의를 받는 것을 원칙적으로 권고했다. 다만 자회사의 성격에 따라 요구 수준을 세 갈래로 나눴다.


첫째, 물적분할로 설립된 자회사는 주주동의가 필수다. 예측가능성과 모회사 디스카운트 우려 측면에서 일반주주 보호 필요성이 가장 크다는 판단에서다. 물적분할 자회사인데 주주동의가 없으면 보호 노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둘째, 일반적 중복상장은 주주동의를 받으면 보호 노력을 이행한 것으로 추정한다. 동의가 없으면 이행 여부를 엄격하게 개별 심사한다. 이때 자회사의 자금조달 필요성과 대안 존재 여부, 산업 특성, 모·자회사 관계 형성 경위와 기간, 상대적 비중 등을 종합해 요구 수준을 달리한다.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해 독립적 자금조달 필요성이 크거나 첨단산업에 속한 경우에는 상장의 정당성이 상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반면, 모회사를 통한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는데도 지배력 강화나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상장 조건부 계약 이행·투자회수 목적으로 상장을 시도하는 경우에는 보호 필요성이 더 높다고 본다.


셋째,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가 면제된다. 매출·영업이익·자산 세 항목 모두에서 모회사 대비 자회사의 비중이 10% 미만인 경우로, 이사회가 5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찬성 결의를 했다면 보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추정한다. 단, 세 항목이 모두 10% 미만이더라도 예상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중요 자회사로 인정되면 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저비중 자회사라도 물적분할된 경우라면 주주동의 의무화가 그대로 적용된다.


주주동의를 인정하는 기준은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에 준하는 '3%룰'이다. 3%를 초과하는 의결권을 보유한 주주는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등 지분을 합산한다. 참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으로 의결된다. 상법은 전자투표 허용 시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 요건을 면제하지만, 중복상장에서는 일반주주 의사 반영의 충실성을 위해 면제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MoM 대신 '3%룰'을 채택한 이유로 특정 주주에게 비토권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들었다. 금융위원회는 “법무부에서 상법상 주주충실의무를 어떻게 이행할 수 있을지 가이드라인을 만든 게 있다. 여기서 특정 주주에게 비토권을 주는 형식을 권고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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