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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전기차 캐즘? 이제는 ‘스태그네이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27 11:11
산업부 이찬우 기자.

▲산업부 이찬우 기자.

전기차 시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캐즘'이다. 시장이 형성 초기 대비 크게 주춤하면서, 이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게 됐다.


그러나 최근엔 캐즘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캐즘이란 '일시적' 침체를 뜻한다. 하지만 2023년부터 시작된 이 하락세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업계에선 캐즘을 넘어 장기적이고 구조적 침체 국면인 '스태그네이션'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늘고 있다.


캐즘은 혁신 제품이 초기 수용자에서 대중 시장으로 넘어가기 전 겪는 일시적 수요 정체를 의미한다. 반면 스태그네이션은 장기간 지속되는 성장 둔화나 정체를 뜻하며, 구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전기차 시장은 이제 후자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전기차 판매량이 줄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장폭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 단일 국가의 판매량이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어 지역 간 불균형이 두드러진다.


2024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약 1710만대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나, 성장률은 2022년 60%, 2023년 33%에서 점차 둔화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은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2024년 판매량이 3% 감소하는 등 역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도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으며, 중국 시장만이 40%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정체 원인으로는 보조금 축소, 충전 인프라 한계, 소비자 수요 포화, 기술적 한계와 비용 부담 등이 지적된다.


새로 들어설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전기차 침체 극복은 단순히 보조금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이제는 구매 보조금에서 벗어나, 인프라 투자,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등으로 정책을 다변화해야 한다.


우선 충전 인프라 혁신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충전소 확충과 표준화, 지역 맞춤형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또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개발에도 대폭 지원이 필요하다. 전고체, 소듐이온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생산 자동화, 재활용 등을 지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전기차 시장은 이제 단순한 초기 수요 정체를 넘어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업계와 정책 당국은 이 현실을 직시하고, 인프라 확충과 기술 혁신, 정책 다변화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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