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은 우리가 가진 유일한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입니다. 이걸 놓치면 대한민국 미래는 어둡습니다. 탄소중립과 기후 위기 해결의 핵심인 만큼 원자력 정책은 정권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되며, 국민 신뢰를 기반으로 꾸준히 추진돼야 합니다."

▲장인순 박사가 에너지경제와 대선 후보들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전지성 기자
장인순 박사는 한국 원자력 발전의 태동기부터 핵심 역할을 해온 인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을 지냈으며 국내 원자력 기술 자립과 수출을 이끈 주역이다. 오랜 연구 경력과 정책 자문을 통해 한국 원자력계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다.
장 박사는 최근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들이 에너지정책 수립에 있어 원자력을 적극 활용하고 지속적인 산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후보들 중 과거 노동부 장관이던 김문수 후보가 원자력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직접 원자로 공부를 요청한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원자력과 거리가 먼 직책임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한 점에 놀랐다고 회고했다.
그는 “김 후보가 미래 에너지 문제에 대한 혜안을 가진 인물"이라 평가하며, 원자력 안전성과 경제성에 대해 긴 시간 설명했다고 밝혔다.
장 박사는 “원자력의 역사, 안전성, 필요성에 대해 3시간 동안 설명했는데, 김 후보는 핵심을 정확히 이해했다"며 “원자력이 전혀 아닌 분야에서 활동하던 인물이 에너지 정책을 이렇게까지 고민할 줄은 몰랐다. 주요 대선 후보로써 에너지정책과 원자력의 중요성에 대해 진정성 있게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탈원전 국가들 복귀 중…한국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유럽이 체코 진출 견제"
장 박사는 현재 글로벌 에너지 흐름을 분석하며 “독일을 포함한 탈원전 국가들이 다시 원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미국도 300기 이상의 원전 건설을 계획 중"이라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원자력 발전은 갈수록 안전해지고 있으며, 과학은 후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과거 원전 사고를 교훈 삼아 안전 시스템이 완벽하게 보완됐고, 원자력 종사자들도 높은 방사선 노출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은 대용량·소형·연구용 원자로를 모두 수출하는 세계 유일의 국가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과 체코 원전 건설 참여 등으로 국제적 위상을 확립했다"고 자부하며 “유럽이 한국의 원전 진출을 자존심 때문에 막으려 한다. 지금 체코 원전 사태가 그 증거"라고 말했다.
장 박사는 한국은 원전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인력을 갖추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기업이 원전 부품을 생산하는 등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또한, 중소형 원자로(SMR) 개발과 해양 원자력 등 차세대 원전 기술에도 앞서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에 대해 “200억달러 규모의 원전을 수출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 산유국이 원전을 선택한 이유는 미래 에너지 전략을 본 때문"이라며 “원자력 종주국인 유럽이 한국에 밀리자 정치적 브레이크를 걸고 있지만, 기술력으로는 우리가 압도적 우위"라고 강조했다.

▲장인순 박사가 에너지경제와 대선 후보들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전지성 기자
“탄소중립,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원전은 필수"
장 박사는 “태양광·풍력 발전은 24시간 발전이 불가능하고, 기후에 의존적이다. 스페인의 대정전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며 “또한 경제성 측면에서 LNG 발전은 연료비가 90%지만, 원전은 5%다. 나머지 95%는 기술로 해결 가능한 '머리 산업'"이라며 원자력의 필수성을 주장했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도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원전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文 정부 탈원전은 불가사의…원전 비중 60% 로드맵 필요"
장 박사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한국이 가진 최고의 기술을 스스로 죽인 것"이라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가 제시한 '원전 비중 60%' 목표에 대해서는 “과감하지만 현실적인 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아직 불안정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원자력은 필수"라며 “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려면 원자력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한 덕에 오늘날의 기술력이 탄생했다. 과거 원전 사고는 교훈이 됐고, AI 등 첨단 기술로 안전성은 더욱 강화됐다"며 원전의 역사적 가치를 설명했다.
장 박사는 원자력 안전 관리는 현장 근무자들의 책임과 권한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 일본의 정보 전달 실패를 지적하며, 현장 전문가에게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자력 종사자들의 헌신과 안전 교육 덕분에 한국 원자력은 사고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은 국방·산업 경쟁력과 동급…일관된 정책 필요"
장 박사는 에너지정책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며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렴한 전기가 없으면 반도체·AI 등 대규모 제조 산업도 불가능하다"며 “수출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인 우리 나라는 정권마다 정책이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된다. 원전은 100년을 내다보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 전문가들의 과학적 양심을 믿어야 한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도 현장 전문가가 해결했지, 정치인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장인순 박사는 인터뷰 내내 “한국에 원자력만큼 확실한 미래 에너지는 없다"며 대선 후보들에게 정부의 꾸준한 원전 기술 육성과 해외 시장 공략을 당부했다.
장 박사는 “원자력은 신이 인간에게 준 에너지로, 탄소중립과 기후 위기 해결의 핵심"이라며, 한국 원자력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 정책은 정권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되며, 국민 신뢰를 기반으로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