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6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현재 6·3 조기대선을 일주일 남짓 앞둔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간 단일화 여부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1위를 달리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40%대 중후반에서 정체·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단일화 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 측은 연일 구애에 나서고 있지만 이준석 후보는 '완주' 의지를 고집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대선 패배를 막기 위해 최후의 순간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이 후보의 단일화 작업의 마지막 시한은 사전투표 전날인 오는 28일이다. 사전투표용지의 후보자 이름에 '사퇴'라고 표기해 사표를 방지하고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다.
국민의힘은 '보수 단일화'의 키를 쥔 이준석 후보를 향해 사실상 백지수표를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개혁신당이 단일화의 전제조건을 제시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개혁신당은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0%로 김 후보가 사퇴하고 투표용지에 이준석과 이재명의 대결로 간소화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도 단일화 가능성을 사실상 닫아뒀다. 그는 문자메시지에서 “만약 단일화가 있다면 그 당의 후보가 사퇴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범보수 진영에서 단일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승산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1007명 대상)에서, 이재명 후보는 46.6%를 기록한 반면, 김문수 후보는 37.6%,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10.4%로 나타났다. 김·이 후보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48%로, 이 후보를 소폭 앞서는 수치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재명만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으로 우리 지지자들이 결집하기 시작해 선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지표"라며 “이재명 후보의 독주 흐름을 딱 끊기 시작한 지점"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 평택시 K-55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준석 후보의 입장에선 “이득이 별로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승산이 확실할 지도 미지수일 뿐더러 그간 자신이 강조해온 '새로운 정치 지도자', 반윤·개혁 서사를 스스로 뒤업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너희 때문에 진 것으로 간주하겠다느니' '정치권에서 매장시키겠다느니' 하는 협박의 말을 요즘 많이 듣는다"며 “강압과 꼰대주의에 맞서 우리는 그 당(국민의힘)에서 싸웠고, 새로운 당을 만들었다. 초심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정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용인시 수지구 단국대 죽전캠퍼스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결국엔 단일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단일화 할 경우 승산이 있는 상황에서 이준석 후보가 완주해 패배할 경우 '배신자', '책임론'에 휩싸여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 표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대선 패배 책임을 온통 혼자 뒤집어 쓸 수 있다. 민주당 가서 정치할 건 아니지 않느냐"라며 “그런 일을 예방하는 건 단일화 밖에 없기 때문에 이준석 후보는 마지막 TV토론 다음날인 28일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