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서울 삼성 강남에 삼성전자의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엣지'가 전시돼 있다.
삼성전자의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엣지가 정식 출시됐지만 통신시장은 크게 달아오르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 해킹 사고 여파로 사전판매량이 기대치에 다소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업계에선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이후 시장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S25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은 200만대를 돌파했다. 전작 갤럭시 S24 시리즈보다 약 2주 이상 빠른 속도다.
이 중 갤럭시 S25 엣지의 경우 구체적인 판매량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 제품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약 1주일 동안 사전판매를 거친 뒤 지난 23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 S25를 비롯한 전 시리즈의 사전판매량을 공개해 왔다.
이는 지난달 발생한 유심정보 해킹 사고 여파로 SKT의 신규가입이 불가능한 상황인 데다 통신사의 마케팅 방식이 다소 소극적으로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먼저 SKT의 경우, 직영점에선 기기변경 가입자 대상 사전예약만 진행하며, 통신 3사를 모두 취급하는 판매점에서만 번호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지도에 따라 유심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가입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표면적으론 마케팅 공세를 지양하는 모습이다. 해킹의 경우 업계 전반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이 높아 양사 또한 관련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해킹 사고 영향으로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데다 차기 대선을 얼마 남기지 않아 경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물밑에서 간접적인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일부 대리점에선 SKT 해킹 사고를 언급하며 번호이동을 유도하거나, 보안을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이 적잖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양사는 사실 확인 직후 중단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지원금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당초 KT·LG유플러스 모두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최소 6만6000원, 최대 25만원선으로 책정했는데, KT가 지난 24일 갤럭시 S25 시리즈와 아이폰 16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최대 70만원까지 상향했다.
SKT 또한 지난 25일 갤럭시 S25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기존보다 20만원 올린 68만원으로 책정했다. 아이폰 16 프로·프로맥스 공시지원금은 기존 45만원에서 65만원으로 20만원 인상했다. 이와 함께 일부 지역에서 휴대폰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 또한 최대 30만원까지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SKT의 신규가입 재개와 단통법 폐지가 맞물리는 7월 이후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며 S25 엣지를 비롯한 차기작 흥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T는 다음달 중 유심 교체 서비스를 예약하지 않아도 전국 매장에서 유심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이날 0시 기준 유심 교체 현황은 과기정통부 민관합동조사단 최종 조사 결과도 비슷한 시점인 다음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규가입 재개 시점은 유심 수급 정상화 이후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 또한 비슷한 시점인 7월 22일 이후 효력을 잃는다. 통신 3사의 공시지원금 한도가 없어지는 만큼,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자율적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됨을 뜻한다. 특히 SKT의 경우 사고 이후 한 달 동안 적잖은 규모의 가입자 이탈이 이뤄진 만큼,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단말기 지원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가능성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제정 이전 수준의 출혈 경쟁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공격적인 보조금 마케팅이 펼쳐질 가능성은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