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에어컨·세탁기·냉장고의 광고모델이었던 김연아·한가인·전지현과 함께 새로운 AI 가전 광고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을 전개한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DA) 사업부가 가전 시장 '2인자 고착화' 위기 속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LG전자와의 실적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예인 마케팅 강화와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A 부문은 올해 1분기에도 LG전자 생활가전 솔루션(HS)사업본부에 수익성 면에서 밀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HS사업본부는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64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는 TV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DA 부문을 합친 실적이 4000억~5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통상 DA 부문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지만, VD 부문을 포함한 전체 가전 부문에서도 LG전자에 뒤처진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LG전자는 가전 사업에서 2조4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반면, 삼성전자 VD·DA 부문은 1조7000억원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전 시장 트렌드 대응에서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가전 구독' 사업이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렌털을 시작으로 에어컨, 세탁기, TV, 노트북 등으로 구독 품목을 확장해왔다. 국내를 넘어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구독 사업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1분기 구독사업 매출은 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4100억원) 대비 36% 성장했다. 연간 매출 역시 2021년 6400억원, 2022년 7344억원, 2023년 9628억원을 거쳐 지난해에는 1조672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인공지능(AI) 구독클럽'을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구독 사업 확장에 착수했고, 월평균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며 초기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구독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AI 기반 사전 진단 서비스 'AI 사전 케어 알림'을 도입했다. 이는 구독 중인 가전제품에서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고, 푸시 알림과 유선 안내, 필요 시 방문 수리까지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차별화된 구독 경험 제공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평가다.
구독 사업 확대와 함께 삼성전자는 전방위적인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를 중심으로 AI 가전 광고 캠페인 'AI 가전 트로이카'를 시작했다. 과거 삼성 가전 광고를 대표했던 김연아(에어컨), 한가인(하우젠 세탁기), 전지현(지펠 냉장고) 등 유명 모델을 다시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가전 제품군 홍보에 나섰다.
연예인 마케팅은 중소·중견 가전업계에서도 효과가 입증된 전략이다. 실제로 휴롬은 지난해 상반기 이효리를 모델로 기용한 이후 공식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급증했으며, 청호나이스도 트로트 가수 임영웅을 모델로 발탁해 '청호 에스프레카페' 판매량이 3배 이상 늘어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친숙도를 높이는 데 연예인 모델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며 “삼성전자도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프로그램 '스마트 포워드' 운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제품에도 정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 소비자들이 최신 기능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년간 약 90회의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소비자 불편을 신속히 해소하고 제품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삼성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최신 기능 업데이트 등을 통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화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