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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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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현백만 밸류업…뿔난 밀리의서재·현대퓨처넷 ‘주주’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08 06:00

밀리의서재·현대퓨처넷 주주 각각 6%, 5.49% 결집…주주가치 제고 요구 목소리 커져
서울에셋, 밀리의서재에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공식 제안
KT·현대백화점그룹, 지난해 11월 모회사 중심 밸류업 계획 발표…자회사는 제외


밀리의서재

▲ci

현대퓨처넷과 밀리의서재 주주들의 주주운동이 활발하다. 두 회사는 각각 현대백화점 그룹과 KT 산하의 계열사인데 공교롭게도 모회사만 밸류업 공시를 하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7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현대퓨처넷과 밀리의서재의 지분 5.49%, 4.35%가 결집했다. 밀리의서재의 경우 주도적으로 주주운동 중인 서울에셋매니지먼트(이하 서울에셋)의 지분율 1.8%를 고려할 때 사실상 6%를 웃돌고 있다.


주주들이 요구하는 것은 주주가치 제고다. 이는 서울에셋의 주주제안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셋은 밀리의서재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직원의 우리사주 지분 매입 독려책 확보 △이사의 보수 및 퇴직금 중 일부 주식 지급 △매 회계연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전망 정책 도입 △개인투자자 대상 IR 정례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도입 등을 제안했다.


골자는 주가 제고 및 소통이다. 서울에셋은 주가 제고를 위해 대표적인 정책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밀리의서재가 성장을 위한 투자 대신 자사주 매입에 자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황성민 서울에셋 매니저는 “밀리의서재는 이미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한 매출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2022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기록했으며, 모기업 KT처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주주 환원을 병행하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업으로 레벨업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KT CI

▲KT CI

아울러 밀리의서재 임직원들이 주주가치 제고에 동참할 수 있는 방안도 제안했다. 직원들의 우리사주 매입 시 회사가 추가 지원을 하고, 이사 보수의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정관 변경이 핵심이다. 특히 모회사인 KT는 이미 정관에 이사 보수의 주식 지급 가능성을 명시하고 있어 밀리의서재도 이를 도입할 명분이 있는 상황이다.


황 연구원은 “밀리의 서재 이사회 결의 또는 회사 자체적인 결의를 통해, 직원이 기본급의 5%로 우리사주를 매수할 경우 회사가 동일한 5%를 추가로 제공하는 직원 보상 방안을 시행할 것을 권고적으로 요청드린다"면서 “이사의 보수를 현금뿐만 아니라 주식으로도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 경영진이 주주와 보다 장기적인 이해관계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영업실적 전망 정책과 IR정례화, 중장기 주주환원책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미 많은 대기업들이 시행 중인 이러한 정책들은 주주들에게 기업 경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적인 회사 계획을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그는 “'매 분기 당기순이익의 최소 50%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사용하며, 이를 중장기적으로 지속한다'와 같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식 도입할 것을 권고적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모회사만 있는 밸류업 공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전경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전경. 사진=연합뉴스

밀리의서재 주주들이 제기한 문제는 모회사인 KT에서는 대부분 발생하지 않는 일이다. 지난해 11월 KT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는 △25년~28년 누적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 △AICT기업으로 사업구조 전환 △유휴 부동산, 비핵심 투자자산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본배치 재원 확충 △28년 연결 자기자본이익률(ROE) 9%~10% 달성 등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목표 그리고, 회사의 방향성 및 사업효율화의 내용이 담겼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각각 △4% 이상 지분투자 수익률 지향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80% 이상 주주환원율 지향 △25년 100억 이상 반기 배당 실시하는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시장 지표 개선, 주주환원 확대, 소통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밀리의서재, 현대퓨처넷과 같은 상장 자회사에서는 발표되지 않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은 구조적으로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면서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하는 것 만으로도 주주가치를 충분히 제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모회사의 주주가치 제고 발표를 통해 그룹사들 내에 관련 역량을 보유한 인력이 있음을 확인한 상황"이라면서 “자회사에 주주가치 제고 발표를 한다면 자회사 주주들의 주주가치는 제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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