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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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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해도 ‘5% 안팎’ 성장 목표…재정적자율은 3%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05 11:35
CHINA GOVERNMENT TWO SESSIONS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서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를 발표하고 있다(사진=EPA/연합)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으로 설정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서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를 발표하고 이같이 제시했다. 리 총리의 전인대 업무보고는 지난해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 목표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같은 수치다. 1991년(4.5%)을 제외하면 가장 낮다.


중국은 '위드 코로나' 원년인 지난해 자국 경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5.2%의 경제성장을 이뤄내 '5.0% 안팎'이란 당초 목표를 달성했다.


이런 자신감을 앞세워 중국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목표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화권 매체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이와 반대로 해외 경제분석기관들은 중국 경제를 둘러싼 위기에 주목하면서 4%대 중반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등은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4.4∼4.7%대로 전망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이 전날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경제가 4.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경제활동 재개를 본격화했음에도 예상보다 경제 회복의 동력이 약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업무보고에선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빠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리 총리도 이날 업무보고에서 현재 경제 상황에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나라(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호전의 기초는 아직 안정적이지 않고, 유효수요 부족과 일부 산업의 과잉생산, 사회적 기대의 약화, 여전히 많은 리스크와 잠재 문제, 국내 순환 장애물과 외부 순환 간섭의 존재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외부 수요 하락과 내수 부족이 부딪치고, 주기적·구조적 문제가 함께 존재했으며, 일부 지방의 부동산과 지방 채무, 중소 금융기관 등의 리스크가 드러났다"면서 “일부 중소기업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취업 숫자의 압박과 구조적 문제가 병존하며, 과학·기술 혁신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리 총리는 그럼에도 작년과 같은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한데 대해 “국내외 형세와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고, 필요와 가능성을 함께 따졌다"면서 “성장률 목표는 취업 증가와 리스크 예방·해소, 경제 성장 잠재력과 이를 지지하는 조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우리나라 발전이 직면한 환경은 여전히 전략적 기회와 리스크가 병존해 있고, 유리한 조건이 불리한 요소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또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2% 증액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7.2%와 같은 것으로 2021년 6.8%, 2022년 7.1% 증가율보다 다소 높은 것이다.


아울러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3.0%로 설정, 4조600억 위안(약 750조원)의 적자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1조 위안 상당의 특별국채를 발행할 방침이다.


재정적자 목표치는 작년 목표치인 3.0%와 같은 것으로 지난해의 실제 재정적자율 3.8%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아진 수치다. 이는 또한 시장 예상치(3.5~3.8%)를 밑돌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아울러 신규 취업 1200만명 이상과 실업률 5.5% 안팎,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3% 안팎 등도 목표로 제시했다.


리 총리는 이밖에 중국이 부동산 정책을 개선하고 다양한 소유권 형태를 통해 부동산 기업에 대한 정당한 자금 조달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목표로 제시한 5% 안팎 성장과 관련해 금리 인하와 소비 촉진을 위한 정책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가수스 펀드매니저의 폴 퐁 상무이사는 “부동산이란 성장 동력원이 약해지는 상황 속에서 중국이 5%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의 강제적인 조치들이 소비 진작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스포츠웨어, 헬스케어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섹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업무보고에서 대만 문제에 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리 총리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합의'(九二共識·'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1992년 합의)를 견지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래 간섭에 반대한다"며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 발전을 추진하고, 조국 통일 대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중화민족의 근본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외 관계에 대해선 “우리는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선도하고, 패권(覇權)·패도(覇道)·괴롭힘(覇凌)에 반대한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세계 거버넌스 체계의 변혁을 추진하고,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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