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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CEO, 당국과 'K-금융' 알렸다…'저평가 꼬리 떼기' 합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17 09:36

신한 진옥동 회장, 우리 임종룡 회장

금감원과 해외 IR 열고 투자자 만나



"당국 직접 나서 신뢰도 높여"

최근 은행주 반등, 훈풍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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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해외 투자설명회(IR)을 진행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등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K-금융 세일즈를 위한 해외 순방을 마쳤다. 금융당국이 나서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자 유치에 나선 만큼 투자 유치 효과를 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이달 10∼15일 스위스, 영국, 독일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하는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 13일 영국 런던에서는 금감원, 서울시, 부산시, 금융권이 공동으로 투자설명회(IR)을 개최하고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과 투자 유치를 위해 해외 투자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해외 IR에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종문 삼성생명보험 사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 등 금융사 CEO들이 함께 했다.

이복현 원장이 금융사 CEO들과 해외 IR을 진행한 것은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 5월에는 금융지주사 중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이 원장과 함께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며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섰다. 이번에는 앞서 함께 하지 못한 진옥동 회장과 임종룡 회장이 외국인 투자자들 앞에서 K-금융 세일즈에 나섰다.

진 회장은 IR에서 국내 금융산업의 과점 체계를 우려하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금융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질적 성장"이라며 "열쇠는 해외사업과 자산운용 역량 두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금융사들의 자산건전성 우려와 관련 "관리 능력이 선진화됐다"며 기업금융 확대를 통해 리스크 우려를 제한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번 해외 IR은 금융당국이 전면에 나서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감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복현 원장은 직접 ‘배당과 주주친화정책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국내 은행주는 저평가 꼬리를 떼지 못하고 있다. 주당순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몇 배로 거래되는 지 보여주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보면 KB금융은 0.4배, 신한금융 0.37배, 하나금융 0.33배, 우리금융 0.3배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만큼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5월 금감원의 첫 해외 IR 당시와 비교해 금융지주사들의 외국인 지분율은 KB금융을 제외하고 모두 낮아졌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5월 72.7%에서 이달 14일 기준 72.8%로 0.1%포인트(p)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70.8%에서 68.1%로 2.7%포인트, 신한금융은 62.4%에서 59.6%로 2.8%포인트, 우리금융은 39.6%에서 36.0%로 3.6%포인트 각각 줄었다.

국내 금융산업은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는 규제산업이란 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배당과 주주친화정책의 자율성을 공언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면 투자자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은행주는 해외·국내 상황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주가가 오르는 추세다. 국내 은행주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은행 지수는 15일 기준 668.02로 전일 대비 3.08% 상승했다. KRX은행 지수는 이달 들어 6.6% 올랐다. 이날 기준 4대 금융 주가도 모두 상승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복현 원장의 이번 유럽 3개국 방문으로 한국 금융산업과 금융규제·감독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대외 신인도 향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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