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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은 윤종규 회장 체제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취임을 하게 된다. 윤 회장이 KB금융의 내부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외형 확장에도 성공하며 지금의 KB금융을 만든 만큼 이를 잘 이어받아 지금보다 더 나은 KB금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KB금융은 리딩금융 반열에 올라있지만 ‘확고한 1등’을 굳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차기 회장은 실적은 물론 변화하는 금융환경에서 새로운 금융을 주도해야 한다는 1등의 무게를 짊어져야 한다.
◇ 사업별 수익성 강화…글로벌 성과 과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 빼앗겼던 리딩금융 자리를 올해 다시 탈환했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4976억원으로, 신한금융 순이익(1조3880억원)을 1000억원 이상 따돌렸다. 2분기에도 KB금융이 더 많은 순이익을 내며 신한금융을 앞설 것이란 전망이다.
단 계열사별로 보면 순위가 바뀐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9315억원인데, 하나은행이 97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원화대출금은 국민은행이 전체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면서 하나은행(약 16%)을 크게 앞서지만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증가 폭이 컸던 데다 매매평가 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하나은행이 은행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은행뿐 아니라 여신업, 생명보험 등의 핵심 사업 부문에서도 다른 금융지주사 계열사에 비해 KB금융 계열사의 순이익이 낮았다. KB국민카드 1분기 순이익은 820억원으로 신한카드(1667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KB캐피탈 순이익(469억원)은 신한캐피탈(922억원), 하나캐피탈(656억원)보다 뒤처졌다. KB라이프생명(937억원)도 신한라이프(1338억원)를 따라잡지 못했다.
KB금융은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계열사 각각의 수익성 제고가 필요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만큼 이제는 각 계열사가 시장에서 업권 1위를 하는 것을 목표로 둬야 할 것"이라며 "특히 카드 부문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인수·합병(M&A) 등의 방안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강화도 숙제다. KB금융은 덩치에 비해 해외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국민은행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지만, 진출 국가는 동남아 중심으로 이뤄진 데다 진출국은 10여개국에 그친다. 실제 윤 회장은 지난 2019년 해외 부문에 대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KB금융은 동남아 시장에서는 영업기반을 안정화하고, 선진국 시장에서는 주요 거점을 대형화하는 글로벌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발전시켜 실제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 디지털·신사업·사회적 역할…'새로운 금융' 주도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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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KB금융그룹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미래 전략 방향에 대한 특강을 하고 있다. |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적응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과 신시장 개척을 KB금융이 주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가지고 있다. KB금융은 ‘1등 금융그룹’을 자신하고 있는 만큼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민첩하게 대응해 시장의 1등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KB금융은 ‘넘버 원(No.1) 금융플랫폼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데, 실제 디지털 중 모바일 앱에서는 슈퍼 앱으로 업그레이드 중인 KB스타뱅킹이 시중은행 앱 중 가장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1119만명으로 인터넷은행을 제외하고 가장 높다. KB금융은 KB스타뱅킹의 MAU를 1500만명 이상으로 확대해 인터넷은행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KB국민인증서, KB마이데이터 등 KB금융의 기술력이 들어간 디지털 성과물들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과 접목해 은행의 신시장 개척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알뜰폰 리브 엠(Liiv M)도 KB금융이 거둔 수확이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디지털과 신시장에 대한 열망과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여 KB금융만의 차별화된 방향성이 필요하다. 은행의 배달 앱 진출 등 비금융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금융의 ‘제판분리(제조 판매 분리)’가 실제 일어나며 플랫폼 기업들도 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제4의 인터넷은행 등장이 머지않았고,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도 이뤄지고 있다. 단순한 기술력의 발달과 신사업 개척 뿐만 아니라 KB금융만의 가치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KB금융의 고민을 더욱 커지게 한다. 윤 회장은 지난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사람과 인공지능(AI)이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 바이오닉 컴퍼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은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 KB금융은 2020년 금융지주사 처음으로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하고, 같은 해 9월 금융사 처음으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며 금융권의 ESG경영 확산을 주도했다. 이제는 이보다 더 나아가 금융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실직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금융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요구다. KB금융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강조하면서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실천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금융사 CEO(최고경영자)에게는 단순히 실적 면에서의 역량뿐 아니라 새로운 금융 환경에 적응하고 잘 대처해 이를 주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