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7일(화)
에너지경제 포토

정훈식

poongnue@ekn.kr

정훈식기자 기사모음




[이슈&인사이트]AI로봇시대,G4 진입 지렛대 삼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26 08:36

고경철 세종과학포럼 회장/카이스트 로봇공학연구단 연구교수

2023042601000137600005981

▲고경철 세종과학포럼 회장/카이스트 로봇공학연구단 연구교수


최근 산업용 로봇은 자동차, 전자제품 등 제조 산업 분야의 생산공정을 거의 100%에 가깝게 자동화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AI 기술 발전에 힘입어 ‘로봇의 눈’으로 불리는 머신비전 기술 혁신과 인간 작업자와 함께 작업하는 협동로봇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다. 산업용 로봇은 이제 제조산업을 넘어 식음료 등 전 산업 분야의 자동화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미국, 독일, 일본 등 로봇산업 선진국들은 전 산업을 혁신하고,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보고 로봇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제 로봇연맹(IFR)은 세계 로봇산업 시장이 2021년 기준 282억 달러(약 30조원)에서 2030년에는 831억달러(약 100조원)로 10년간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제조용 로봇 비중이 70% 정도고 비제조업 분야인 서비스 로봇 산업의 시장도 그 비중이 점차 커질 전망이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산업현장의 인력난이 가중될 것이고 모자라는 인력의 대부분을 로봇이 대체하게 될 것이다. 로봇이 노인들을 돌보는 복지서비스도 등장할 것이다. 미래 로봇 시대의 모습은 SF 영화에서 꿈꾸었듯이 AI 로봇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며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런 모습이 될 것으로 미래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처럼 현실로 다가올 미래 로봇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당연히 사회와 산업전반에 걸쳐 다각적이고 총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정부는 로봇의 이동성(mobility) 강화에 따른 안전 규정 등 각종 법제도부터 우선 정비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학습을 시작해야 하고, 기업과 대학·연구기관·전문직 인력 양성기관들도 로봇시대에 맞춰 혁신이 필요하다. 준비 안된 기업에게는 쓰나미 처럼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생존경쟁의 게임판을 덮칠 것이다. 더욱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기술의 메가트렌드에 걸맞은 연구개발에 매진해야 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를 놀라게 하는 ChatGPT기술은 서막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현 수준의 인공지능은 이른바 자아가 없는 매우 약한 인공지능이다. AI 스스로 자기의 실체가 무엇인지 모르고 심지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른다. 한 마디로 주어진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는 컴퓨터의 자판과 같이 누르는 대로 작동하는 수동기계다. 따라서 모든 명령은 인간이 원하는 대로 수행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스탠리큐브릭 감독의 SF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나온 HAL이라는 강력한 인공지능을 지닌 컴퓨터가 출현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생각을 하고 판단하는 자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자아(ego)는 자체가 매우 철학적 개념이다. 인공지능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를 깨닫는 순간, 인간과의 연결은 끊어질 것이다. 그리고 독자적으로 인간의 명령 없이 작동하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 판단이 인간에게 불리해 지는 순간 인간과 기계의 생존 게임이 시작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그날 우리는 정말 AI를 통제할 수 있나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결국은 인간사회 모든 것이 AI를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자동차가 출현하고, 모든 사회적 시스템이 자동차를 기반으로 바뀌었다. 물론 이같은 상상이 현실화되려면 빨라도 50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그러나 우리가 AI를 잘 통제하고 사회전반에 윤리, 안전, 민주 등의 시각에서 다시 한번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 AI를 잘 통제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인간세상은 그야말로 유토피아 세상을 맞게 될 것이다.

혹자는 AI 로봇시대가 대한민국에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는 오직 우리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구한말의 유학자(성리학)들이 서양문물을 거부하고, 수구적·폐쇄적 정책을 펼치다 결국 주변 열강으로부터 강제로 침탈당한 것 처럼 절체절명의 위기를 다시 맞을 수가 있다. 변화를 예측하지 못하고,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이든 나라든 도태되는 세상이다. 우리가 경쟁력을 갖춘 IT 기술과 인프라, 우수한 인적 자산을 기반으로 미래세상의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면 미국,일본, 중국에 이어 G4로 등극하는 꿈 같은 미래강국 대한민국이 실현될 것이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