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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 중 4곳 "올해 환율상승으로 가격인상"...실물경제 ‘부정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6 15:32
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4곳은 올해 원/달러 환율 급등한 것을 반영해 국내공급가격(원화표시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공급가격 인상은 곧 국내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제조업 209곳, 건설업 24곳 등 총 327개 업체를 대상으로 ‘환율상승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기업의 39.8%는 큰 폭의 환율 상승으로 국내공급가격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인상하지 않은 업체는 60.2%였다. 환율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리지 않은 이유로 설문 응답업체들은 경쟁사의 가격 유지(20.3%), 내부정책상 가격인상 억제(16.2%), 낮은 시장지배력(15.5%) 등 시장경쟁 요인을 주로 꼽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56.4%), 건설업(81.3%), 서비스업(65.6%) 모두 환율상승을 국내 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업체가 더 많았다. 이 중 건설업의 경우 환율변동 미반영 비중이 81.3%로 유독 높았다.

환율상승에 따른 국내공급가격 인상시 환율변동분 반영비율은 20% 이하가 61.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20~40% 반영 18.8%, 40~60% 반영 14.6% 순이었다.

한은
올해 달러화 절상을 반영해 해외공급가격(달러화 등 현지통화 표시가격)을 인하한 업체는 11.3%에 그쳤다. 해외공급가격을 인하한 업체 가운데 환율변동 반영비율이 40% 이하인 업체가 60%를 차지했다. 환율상승에도 해외가격을 인하하지 않은 이유로 설문응답업체들은 원가상승(34.7%)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경쟁사의 가격 유지(16.2%), 높은 시장지배력(9%), 가격 변동에 따른 불편과 비용 발생(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환율상승이 기업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 원가상승 효과(비용측면)가 매출증대 효과(수익 측면)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상승 효과가 더 크다고 답한 업체는 42.6%로, 매출증대 효과가 더 크다고 응답한 업체(34.3%)를 상회했다.

금융상품을 통해 수출입거래의 환율변동위험을 헤지(환헤지)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수출업체의 39.6%만이 환헤지를 하고 있고, 순수출액(수출액-수입액) 대비 헤지비율도 20% 이하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환헤지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수출업체(해외매출 40% 초과)는 모두 대기업으로 중소기업인 수출업체가 환헤지를 하는 경우는 전무했다. 다만 수출실적이 있는 전체 중소기업 중에서는 환헤지 업체 비중이 6.2%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환헤지 비율이 낮은 만큼 단기간 내 급격한 환율변동시 대규모 환차손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1400원대의 높은 환율이 지속되는 경우 설문 응답업체의 58.7%가 기업의 장기적 성장 또는 사업 연속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의 수익성 측면에서 볼 때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은 1200원대(39.9%), 1100원대(32.3%) 순이었다. 보고서는 "환율상승은 일반적으로 국내공급가격 인상, 해외공급가격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나,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가격 전가가 상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대적으로 국내물가 전가효과(국내가격 인상)가 수출 가격경쟁력 제고 효과(해외가격 인하)를 상회했는데, 이는 환율상승이 단기적으로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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