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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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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희망퇴직 늘어나고 신규채용 줄이고…‘역대급’ 고용한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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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자 국내 기업들은 역대급 고용 한파가 몰려올 것을 우려하며 채용을 줄이고 감원에 나서는 분위기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조조정 바람은 이미 국내 금융권과 유통가 등에 불어닥친 상황이다.

앞서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했다. KB증권은 대형 증권사 중 처음으로 2년만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로 호황을 누리던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도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희망퇴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시중 5대 은행에서만 올해 거의 2400명이 희망퇴직 방식으로 직장을 떠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은행의 경우 만 40세 이상 직원으로 희망퇴직 신청이 접수 중이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는 업종에서도 감원 소식이 들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로 인한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창사이래 첫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2020년 한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던 롯데하이마트도 가전시장 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최근 또 희망퇴직 대상자를 모집했다.

LG전자 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도 희망자를 대상으로 근속 연차에 따라 기본급 4∼35개월치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올해 실적 부진을 경험한 LG디스플레이는 사업구조 재편에 따른 인력 효율화 방침에 따라 일부 인원을 계열사에 전환 배치하기로 한 데 이어 생산직 직원 대상으로 3∼7개월씩 한시적으로 자율 휴직을 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운업계마저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HMM은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리스타트 지원 프로그램’ 신청을 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은 희망퇴직 시 최대 2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등을 지원한다.

문제는 고용시장의 찬바람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 있다. 내년 경제 여건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람인 HR연구소가 최근 기업 39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36.7%가 채용 규모를 올해보다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채용을 중단 또는 축소한다는 응답은 대기업(47.8%)이 중견기업(40.6%)이나 중소기업(32.8%)보다 더 높아 대기업 중심의 신규 채용 축소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인크루트 조사에서도 올해보다 채용을 늘릴 것이라는 답변은 10.3%에 그쳤고, 채용 계획보다 적게 뽑거나(31.1%) 채용 계획이 없을 것(18.4%)으로 예상하는 답변이 절반에 달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취업자 수가 올해보다 8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증가 폭을 9만명으로 예상했다. 이는 KDI가 올해 예상한 취업자 수 증가 폭(79만명)과 한은의 예상치(82만명)보다 크게 둔화한 수치다. 이와 같은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한 2020년(-22만명) 이후 최소를 기록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에 역대급 고용 한파가 올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업종은 줄폐업할 수도 있는 분위기여서 고용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고 그런 인력이 대규모로 쏟아지면서 고용 시장이 악화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3분기 국내 대기업의 가동률이 전년보다 2%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가동률을 공시한 2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평균가동률은 78.4%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80.5%)와 비교하면 2.1%p 하락한 것이다. 기업들의 설비 투자로 생산능력은 확대됐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생산실적은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가동률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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