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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종 금리 높였다…한은,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지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5 14:47

미 연준 빅스텝…4.25∼4.5%로 인상

내년 최종금리 수준은 0.5%p 높여



한미 기준금리차 1.25%p 확대

금리 장기간 벌어지면 물가압력 등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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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한은)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정책금리를 연 4.25∼4.5%까지 높였다.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평가지만 최종 금리 수준은 더욱 높아져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1.2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앞으로 한미간 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만큼 한은도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은은 최종 금리 수준을 연 3.5%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연준은 13∼1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4.25∼4.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후 금리 인상 폭을 줄이면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평가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1%로 전월(7.7%)과 시장 전망치(7.3%)를 밑돌았다.

단 FOMC 위원들의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점도표에서는 내년 최종 금리 수준이 더 높아져 금리 인상 속도만 더뎌졌을 뿐 매파적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서 내년 최종금리 수준은 5~5.25%(중간값 5.1%)로 예상됐는데, 기존의 중간값 4.6%보다 0.5%포인트 더 높아졌다. 내년에도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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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PA/연합.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 청사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청사에서 기준금리 인상 이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EPA/연합)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최종 금리 수준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제는 금리 인상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종 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 지를 생각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며 "어느 시점에는 긴축 기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지가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도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꾸준히 내려간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도 이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25%로 미국과 상단이 1.25%포인트 벌어져 있다. 1.5%포인트가 벌어졌던 2000년 10월 이후 금리 역전 폭이 가장 크다.

한은 금통위원 다수는 기준금리의 최종 금리 수준을 연 3.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1분기 최소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높이고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연준이 예상대로 연 5.1% 수준까지 금리를 높이고 한은도 연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면 금리 격차는 1.5%포인트 이상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정책은 국내 요인이 먼저고 그 이후에 미 연준의 영향을 본다"고 강조했으나, 미 연준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될 수 없다는 인식도 함께 하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크게 벌어지면 외국인의 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절하)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 등의 충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높아진 물가를 잡기 위해 한은이 그동안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높인 만큼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면 한은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내년에 한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수는 있겠지만 금리 인상 사이클을 빠르게 종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은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FOMC 개최 후 진행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향후 주요국 물가, 경기 둔화 흐름, 통화 긴축 속도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은도 이날 진행한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향후 미국 등 주요국 물가 상황에 따른 정책기대 변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재차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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