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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日 관함식에 욱일기 안될 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23 14:55

김아름 경제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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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속마음을 들어내서일까 일본 기시다 정부가 우리를 시험대에 올렸다.

일본이 오는 11월 해상 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 관함식(觀艦式)을 진행하기로 밝히면서 우리 해군을 초청한 것이다. 관함식이란 함대와 장병을 검열하는 의식으로, 국제 관함식은 해군의 대표적인 ‘군사외교’ 행사 중 하나다. 일본은 3~4년마다 한 차례씩 우방국 함대와 항공기를 초청하는 관함식을 열고 있는데, 이번 일본 관함식은 2015년 이후 7년 만에 열린다.

언뜻 보면 단순한 국가 행사에 초청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면엔 불편한 과거사 남아 있다. 일본이 관함식에 제국주의의 상징이나 전범기로 꼽히는 욱일기와 동일한 해상자위대기를 걸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욱일기는 과거 일본 침략사가 담겨있는 우리에게 있어 역린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결코 눈에 띄어서도, 언급돼서도 안되는 것이다.

이에 지난 2018년 한국 해군이 제주에서 국제 관함식을 열었을 당시에도 일본이 욱일기를 건 함정을 파견하겠다고 밝히자 당시 한국 해군이 참가국들에 해군기가 아닌 자국기를 달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이를 알면서도 행사 참가 여부를 두고 애매한 입장을 나타내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대일(對日)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국제 관례와 과거 우리 해군 참가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라면서도 "해상자위대기 때문에 일본 관함식에 불참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참가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선 일본에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칫 우리 해군이 이번 관함식에 참가한다면 정부와 군 차원의 욱일기 인정이 공식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시 한번 우리 국민들에게 치욕을 안기는 셈이다.

한비자(韓非子)는 절대 역린(逆鱗)을 건드리지 말라 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선 우리 국민들이 일본의 욱일기 홍보를 지우고자 힘쓰고 있다. 윤 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도 중요하겠지만, 국민 뜻을 거스르는 외교는 필요 없다. 윤석열 정부는 우리 국민의 역린인 욱일기 문제에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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