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장산업부 서예온 기자 |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한 대형마트의 치킨 코너에서 만난 소비자의 솔직한 감상평이었다.
bbq, bhc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이 2만원을 넘어 최근 3만원에 육박하는 값어치를 할 만큼 맛과 품질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는 잠재적인 불만이 깔려있는 반응이었다.
그러던 차에 대형마트들이 앞다퉈 5000원대부터 1만원 중반대 ‘저가 치킨’을 내놓자 가뜩이나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에 의문을 품고 있던 소비자들은 장사진을 이룰 정도 마트 치킨에 열광했다.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은 저가 치킨이 대형마트의 ‘미끼상품’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매일 한정된 수량만큼 선보이는 대형마트 치킨이 소비자를 점포로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들이 ‘놓치고 있는 점’이 있다.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 열풍에는 소비자들의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인상에 대한 일종의 반발심리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은 코로나 배달 특수로 지난해 일제히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다. 심지어 지난해 영업이익률(32.2%)이 글로벌기업 애플·구글의 20% 중반대보다 높은 프랜차이즈 본사도 있었다. 호실적에도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올 들어 원료비 상승 부담을 내세워 치킨가격을 인상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고,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기업의 회장은 ‘3만원 치킨’ 발언을 내놓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도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는 10월부터 배달 플랫폼업체의 ‘포장주문 중개수수료’가 다시 적용될 경우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3만원대 진입은 불보듯 하다.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막연한 원자재 비용 상승을 호소하기보다 ‘프랜차이즈 치킨’의 제조원가 등 표준 비용을 업계가 마련해 소비자에게 공개해 ‘가격 인상의 신뢰’를 얻는 게 치킨이 롱런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