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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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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율 논란에 경영진단까지…자존심 구긴 '삼성 파운드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17 12:52

韓·美·인도 출시 갤S22 AP로 엑시노스2200 채택 안해



최근 파운드리사업부 경영진단 시작‥"경쟁력 검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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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엑시노스 2200’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S22’에 자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200’ 탑재 비중을 예상보다 낮게 잡으면서 ‘파운드리사업부’의 낮은 수율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와 미국, 인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2에 자사 ‘엑시노스2200’ 대신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를 AP로 탑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퀄컴 부품과 엑시노스를 갤럭시 스마트폰에 병행 탑재해왔지만 국내와 인도에 출시하는 제품에는 최신 엑시노스가 들어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엑시노스2200은 유럽 일부 국가용 제품에 탑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업계는 엑시노스가 갤럭시 S22 A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엑시노스 생산을 확대해 AP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신제품 엑시노스 2200에는 AMD와 협력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는 등 절치부심한 의지가 담겼다. 모바일용 AP 최초로 하드웨어 기반 ‘광선 추적(Ray Tracing)’ 기능도 지원한다.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라는 시장 상황도 삼성전자에는 기회 요인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AP 수급난이 발생하고 있어 이들을 중심으로 공급처를 늘릴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올해 자체 AP인 엑시노스 공급을 중화권 업체까지 공략해 점유율을 확대하기에 최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점유율 5%로 5위에 머무르고 있다. 선두 미디어텍은 40%, 2위인 퀄컴은 27%를 확보한 상태다. 두 회사는 최근 각각 ‘디멘시티 9000’과 스냅드래곤8 1세대 등 신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을 시작했다.

예상과 다른 엑시노스 비중 축소 배경에는 다양한 원인이 지목된다. 특히 위탁생산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제조 경쟁력 부진에 관심이 쏠린다. 신제품이 생산되는 4나노미터(㎚) 공정 수율 부진으로 납기를 맞추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공정을 적용했을 때 기존 공정보다 수율이 낮은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다른 변수로 기대만큼 성능이 나타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GSM아레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출시되는 갤럭시 S22에 스냅드래곤8 1세대가 탑재된다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저스틴 흄 삼성전자 남아프리카 모바일사업 총괄을 인용해 "생산과 조달 기간 문제"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열린 실적 발표에서서도 삼성전자는 "공정 미세화, 복잡도 증가로 초기 안정적 수율 확보에 난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최근 파운드리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두고 수율 부진에 대한 책임을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단순히 수율만 따지기보다는 추가적인 투자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서기 전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서비스 중심으로 돌아가는 성격이 강해 수율 문제 등은 고객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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