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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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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00달러 현실화?...러-우크라 갈등에 브렌트유 90달러 돌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2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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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원유시추기(사진=EPA/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90달러대를 돌파했다. 2014년 이후 약 7년만이다.

26일(현지시간) CNBC,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2% 가량 오른 89.96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때 장중에 90.4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었다. 이는 2014년 10월 13일 이후 약 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1.75달러(2.04%) 상승한 배럴당 87.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90달러에 육박한 WTI 가격도 2014년 10월 이후 최고가다.

주목할 점은 미국의 원유재고가 증가했음에도 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냈다는 부분에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미국의 셋째 주 원유재고는 전주대비 237만 7000 배럴 증가한 4억 1620만 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8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전문가 예상과 달리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휘발유의 재고는 129만 7000 배럴 증가한 2억 4790만 배럴을 기록했다. 지난 4주 동안 집계된 미국의 휘발유 재고 증가 폭은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최대였다. 정제유 재고는 279만 8000 배럴 감소한 1억2천520만 배럴로 집계됐다.

그러나 원유시장은 이보다 지정학적 갈등에 주목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레베카 바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미국의 제재가 유가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설 경우 러시아가 원유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며 유럽의 경제적 숨통을 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에너지 투자회사 톨토이즈의 롭 툼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제재가 러시아 원유 공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원유시장에서 공급이 이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러시아산 원유 공급 축소는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원유 공급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시장이 취약한 만큼 유가가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노트를 통해 "코로나19 발발 이후 원유 부족이 이어지면서 원유시장은 공급 교란 가능성에 더 취약해졌다"고 밝혔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올해 3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바클레이즈 역시 유가가 지정학적 프리미엄에 따라 급등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계획을 3월에도 이어갈 수 있다고 이날 전했다. 지난해 7월 OPEC+는 2020년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지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OPEC+가 증산기조를 이어가도 유가 상승세가 안정될지는 미지수다. 산유국들의 실제 증산량은 목표치를 밑돌아 원유 공급이 예상보다 더 부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OPEC+ 산유국들이 추가로 생산했던 원유는 목표치 대비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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