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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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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미래세상의 주역 되려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18 09:45

고경철 세종과학기술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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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철 세종과학기술포럼 회장

새해에는 모두가 새로운 희망을 기원한다. 그리고 세상은 참으로 빛처럼 빠르게 변화한다. 매년 1월에는 전세계 기업과 연구자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모여 신개념 발명품을 대중에게 공개한다. 바로 미국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이다.

올해도 지난 5일~7일 CES가 2년만에 다시 대면으로 열렸다. 비록 2020년 4500개의 참가규모에 비해 코로나의 영향으로 절반수준으로 줄어 든 규모이지만 그래도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2200여개 기업이나 연구기관들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들고 나왔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두산로보틱스 등 대기업을 필두로 중소 벤처기업에 이르기까지 총 416개의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하였다. 올해의 키워드는 메타버스, 스마트시티, 인공지능, 로봇, 대체불가능 토큰(NFT), 자율주행, 모빌리티, 우주였다고 주최측인 미국 소비자 기술 협회(CTA)가 밝혔다. 사실상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메타버스 기술을 기반으로한 미래 세상이 열릴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전세계 로봇시장은 35%성장을 하여 2025년이면 140조원을 전망한다. 로봇의 일상화는 가속화 되어 로봇산업은 하나의 산업이 아닌 전산업이 로봇화되는 메타산업으로 확대될 것이다. 로봇과 메타버스가 융합되는 메타 로봇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국내 로봇기업들의 약진도 예상된다. 먼저 보스톤다이나믹스를 인수한 현대자동차는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대기업 두산로보틱스를 위시하여 SBB테크, 뉴로메카, 앤젤로보틱스, 트위니 등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말 삼성전자의 로봇산업 투자확대 발표로 국내 로봇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요동쳤었다. 그만큼 대기업의 로봇사업 진출 선언은 로봇 산업 전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를 크게 높이는 반짝 효과를 보여준다. 실제로 카페나 음식점에서의 서빙로봇 진출 등으로 서비스 로봇 시장이 창출되는 시점에 긍정적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동안 중소벤처기업 위주의 로봇산업에 대기업들이 본격 투자를 선언하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면서 로봇기술 전문인력이 절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로봇기술은 단순 소프트웨어 개발 뿐 아니라 실세상을 모델링하는 역학, 실세계와 반응하는 인공지능, 최적의 설계를 하는 엔지니어링 기술의 융합기술이기 때문에 인력양성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또한 지속성과 체계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민간기업들은 시장이 받쳐주지 못하면 투자를 계속하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온갖 규제가 사회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은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대표적인 예가 배달로봇이다. 인도로 가자니 안전성이 문제이고 차도로 가자니 교통방해가 걸림돌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동로봇의 인도보행을 허용한지 오래다. 제조현장에서의 협동로봇도 마찬가지이다. 작동속도와 가반하중(可搬荷重)에 제약을 두어 적용분야의 확대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영국에서 발현한 산업혁명의 성공요인은 당시 발명품인 증기기관의 특허기간을 연장해주며, 보급과 활용을 영국왕실이 주도한데서 찾을 수 있다. 마차를 밀어내고 자동차 시대를 연 것도 국가가 차의 통행을 위해 차도를 만들고 교통신호 등 체계를 정비한 덕분이다. 물론 당시 마부들이 길거리에 누워 변화에 저항하고, 수공업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워 기계를 부숴버리는 러다이트 운동도 있었다. 혁신에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그런면에서 CES가 대중들에게 새로운 세상이 가져다 줄 가치와 사회적 합의 공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이 변화의 흐름을 놓치면 국가와 사회가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보아왔다. 130여년전 구한말 불과 20년차이로 메이지유신에 성공하며 서구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이 항공모함과 비행기도 만들 수 있는 압도적인 과학기술력으로 우리나라를 집어삼켰다. 당시 세도정치가들은 세상의 흐름도 모르고 후기 조선왕조를 쥐락펴락하며 권력욕에만 사로잡혀 백성을 도탄에 빠뜨린 것이다.

다시 한번 세계의 판도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고 본다. 그것이 인공지능기반 사회가 되든,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나 메타버스이든 세상의 흐름을 통째로 바꿀 것이다. 그 특이점이 언제 오는가는 정확히 예단할 수 없지만, 준비 안된 국가와 사회는 소멸되거나 주변국가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임은 분명하다.

올 3월에는 우리나라의 5년을 이끌 대통령이 선출된다. 국가적 운명은 오직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지도자의 역할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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