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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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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공격적 긴축’에 주식시장 휘청…‘긴축의 시대’ 투자전략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06 12:16

전문가 "실적내는 기술주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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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보다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건 물론 양적긴축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여파로 글로벌 증시는 충격을 받았고 비트코인 또한 가격이 고꾸라졌다. 본격적인 ‘긴축의 해’를 맞이하면서 주식 투자 방향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연준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는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는 월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늘려 자산매입 종료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했다. 연준은 또 당시 회의에서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기에 이르면 3월부터 금리가 오를 것이란 가능성이 크다는 시장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연준은 테이퍼링, 금리인상과 동시에 보유 중인 자산을 축소하는 양적긴축을 시작하는 것도 논의했다. 의사록은 "일부 참석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작 후 상대적으로 조기에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한 미 국채 등 자산의 만기가 도래해도 이를 재투자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안을 말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현재 8조 8000억 달러에 이른다.

특히 이번 양적긴축의 시작 시점과 속도는 지난 2010년대 긴축 시기보다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지난 2015년 금리 인상 시작 후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의 적절한 속도가 이전 정상화 사례보다 더 빨라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며 대부분이 첫 금리 인상 후 일정 시점에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연준이 조기 긴축을 예고하자 글로벌 증시는 충격을 받았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7%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 가까이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4%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연준이 긴축을 예고하면서 시장금리가 더 치솟은 점이 기술주·성장주에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1.7%에 육박했다.

코너스톤 웰스의 클리프 홋지 최고 투자 책임자는 "12월 FOMC 의사록은 매파적으로 읽혔고 시장 반응은 이를 뒷받침한다"며 "참자들이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정상화에 논의하고 있다는 점은 증시가 더 낮게 조정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헤지펀드들의 기술주 ‘탈출 행렬’이 이어지면서 매도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 투기세력들이 금융위기 이후 강한 매도 공세를 펼치면서 5일 기술주들의 낙폭이 확대됐다"며 "헤지펀드들은 올들어 특히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관련주들을 맹렬한 속도로 버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주식투자

▲트레이더(사진=로이터/연합)


비트코인 역시 연준이 긴축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자 시세가 또 다시 무너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가격이 6일 오전 최저 4만 2505달러까지 떨어졌다"며 "지난달 초 주말에 암호화폐가 폭락했었을 때의 최저점인 4만 2296달러까지 근접했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바이낸스 코인 역시 가격이 ‘순간 붕괴’(flash crash)하면서 지난 10월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연준이 종전보다 금리인상에 양적긴축까지 서두르기로 한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그동안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던 점을 고려하면,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잡힐 경우 비트코인 매력이 앞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렇듯 본격적인 긴축의 해를 맞이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술주 중에서도 실제로 실적을 내는 기업들만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CNBC의 유명 주식 해설가 짐 크레이머는 5일(현지시간) 이같이 주장하면서 세일즈포스, 페이스북(메타), 팔로알토 네트웍스, 엔비디아의 약세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쉐브론, 일라이릴리, 허니웰, 바슈헬스를 2022년 탑 픽(Top pick)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올해 세계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투자노트를 공개하면서 "긍정적인 촉매제는 소진되지 않았기에 낙관론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시의 하방 리스크로 꼽히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중국 경제 둔화, 코로나19와 봉쇄조치 등은 현실화되지 않거나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와 블랙록도 속도는 느리겠지만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있고 크레딧스위스 역시 미 증시에 대한 강세 전망을 재차 강조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은 "강세장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특히 유럽 증시가 올해 6.6% 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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