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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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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하락에 금펀드 수익률-설정액 ‘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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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 사진제공=한국금거래소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안전자산 대표주자인 금(金)값이 하락하면서 관련 펀드 수익률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억원 이상 금펀드 12개(26일 기준)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6.59%다. 3개월 평균 수익률은 -7.32%다. 펀드 유형을 분류하는 46개 테마 가운데 올해 수익률 꼴찌다.

상품별로 보면 ‘한국투자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11.61% 떨어졌다. 3개월 수익률은 -9.41%다.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1’는 올해 들어 수익률 -14.22%를 기록했다. 3개월 수익률은 16%로 하락폭이 더 크다.

이밖에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C4)과 신한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C-e),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C는 연초 이후 각각 -11.42%, -8.6%, -6.58% 손실을 냈다.

수익률과 함께 투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국내 설정된 12개 금펀드에서 연초 이후 111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6개월, 3개월, 1개월로 기간을 줄여봤을 때 각각 208억원, 84억원, 31억원이 감소했다.

이처럼 금펀드가 손실을 기록한 것은 올 들어 금값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역사상 고점을 기록한 이후 좀처럼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거래소(KRX) 데이터정보시스템을 보면 현재 금값(27일 기준)은 그램(g)당 6만7470원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록 한 연중 최고치(2020년 8월 7일) 7만8538원보다 20%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값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7.9% 떨어졌다, 올해 들어선 3%가량 하락했다.

앞으로 전망도 긍정적이진 않다. 미국 등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자금을 막대하게 풀었던 만큼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금의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값은 세계 각국의 정책 기조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특히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어 금값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채 10년물 수익률(명목금리) 상승기에는 위험자산 성과가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저금리 상황에서도 금값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반등의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이너스 실질금리를 감안해 보면 금 가격은 반등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금 비중을 10~20% 정도 두고 있어 금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확산, 금의 투자 매력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금펀드 수익률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상황을 금값 저점이라고 생각해 차익을 노린 투자를 하는 건 위험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올 들어 금값이 떨어지자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는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KRX금시장의 올 상반기 누적 거래대금은 1조160억원으로, 금 시장 전체 누적 거래금액은 처음으로 4조원을 넘었다.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26.2kg, 82억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13% 늘었지만, 수익률은 처참하다.

특히 금의 장기투자 수익률도 다른 투자 자산과 비교했을 때 부진하다. 금값은 1971년보다 50배 올랐지만, 금본위제 폐지 이후 가격이 급등한 초기 10년을 빼면 연평균 수익률은 3.6%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와, 미 국채 수익률은 각각 12.2%, 8.2%를 기록했다.

진종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다음달 테이퍼링을 예고하고 내년 초 이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관련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간다면 금 시세는 반등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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