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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빠진 한은 금통위…'코로나 확산 VS 가계부채' 고심 커졌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24 17:24

26일 기준금리 결정 앞두고 동결 VS 인상 전망 팽팽

"코로나19 4차 유행 확산 속도 빨라져"

"한은, 금융불균형 시정 가장 우선적 정책 목표"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 중 67명은 금리동결에 손

금통위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사진=한은)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26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이 갈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이달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의견 못지 않게,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상도 힘을 얻는다.

불어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 필요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충격을 방어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한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선 이달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또는 인상 결정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근거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거세다는 점이다.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000명대 중후반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많을 경우 2000명을 넘어서기도 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7월 금통위 직전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보다 빨라졌다는 점에서 금리 동결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대부분 참가자들이 올해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한 것이 확인됐다"며 "10월 금통위에서 첫 금리인상을 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10월 기준금리 인상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예상했다. 그는 "과거 1~3차 유행 당시 확진자 수의 피크가 진정되기까지 기간은 짧으면 2주, 길면 8주 가량이 소요됐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 피크를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예상도 한다"며 "9월 학교 개학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염 리스크가 큰 만큼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결정하기에는 부담과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앞서 금융위원장 내정자로 발탁되며 고승범 전 금통위원이 퇴임한 만큼 금통위 안의 매파 성향이 그만큼 줄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앞서 지난 7월 금통위에서 고 전 위원은 유일하게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반면 금융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지난 5월 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에도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불균형의 시정을 가장 우선적인 정책 목표로 지목했다"며 "상대적으로 정책 우선 순위를 금융안정으로 강조한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내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800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이어진 결과다.

특히 고 내정자가 가계부채 관리 등에 강력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데, 최근까지도 금통위 회의에 참석했던 인물의 발언은 8월 회의에 대한 사전적 분위기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공 연구원은 분석했다.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금투협이 지난 11∼17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선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조금 더 많았다. 그동안 대부분의 채권업계 종사자들이 기준금리 동결에 손을 들었던 것과 달리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었다. 금투협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00명 중 67명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7월 금통위 전 시행했을 때(89명)보단 22명 줄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 수는 33명으로 직전 조사 결과(11명)보다 22명 늘었다. 기준금리 동결을 점치는 의견이 더 많았지만 기준금리 동결에서 인상으로 전망을 바꾼 전문가는 더 늘어난 셈이다.

금투협은 "코로나19 재확산과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주요국의 금리 상승 기대감으로 한은의 8월 기준금리 인상을 향한 기대심리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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