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1월 26일(화)

에너지경제

재계에 불어오는 ‘사명 변경’ 열풍···키워드는 ‘미래·혁신’

여헌우 yes@ekn.kr 2020.12.03 22:00:00

기아차·SK텔레콤·엔씨소프트 등 이름 바꾸기 고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상표권 소송 져 2년만에 다시 사명 바꿔야

올해 한화솔루션·LS일렉트릭·HMM·하나은행 등 이름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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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 로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아차, SK텔레콤, 엔씨소프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글로벌 시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간판’을 바꾸려는 시도가 크게 늘고 있다. 과감하게 사명을 바꾸거나 변경을 추진해 새로운 미래 비전을 보여주거나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한 포부를 내비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대부분 ‘미래’, ‘혁신’ 등을 키워드로 사명 변경 작업에 힘을 쏟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 ‘차’ 떼려는 기아차···‘텔레콤’ 버리겠다는 SK텔레콤

3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기아자동차와 SK텔레콤, 엔씨소프트 등이 꼽힌다.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포기하더라도 브랜드의 새로운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이름을 찾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기아차는 ‘차’를 떼어내고 ‘기아’로 사명을 바꾸는 안이 유력해 보인다.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라는 이미지를 벗고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다. 기아차는 이미 지난해부터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는 작업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역시 글로벌 공식 명칭을 바꾸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자동차’보다는 ‘모빌리티’라는 단어가 현대차의 정체성을 잘 표현할 것이라는 얘기가 꾸준히 나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매출 비중을 자동차 부문 50%, 도심항공모빌리티 30%, 로봇 20% 수준으로 가져가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다만 국내에서 2세 경영인 당시 계열분리한 다른 회사들도 ‘현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변수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빌리티‘ 등이 새로운 회사명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SK는 낡은 이름을 바꾸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사명 변경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SK종합화학, SK E&S, SK브로드밴드 등이 후보군이다. 기업의 이미지가 특정 업종에 제한되는 것을 ‘단점’으로 인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일찍부터 사명 변경을 예고한 상태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탈통신’을 선언한 만큼 ‘텔레콤’이라는 단어가 회사 비전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SK텔레콤은 최근 모빌리티 사업부를 분사하면서 다양한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이 가운데 ‘티모’라는 상표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박정호 부회장이 사내 회의에서 사명 아이디어로 ‘SK티모’를 언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 회사로 유명한 엔씨소프트 역시 ‘소프트’를 떼어내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게임 회사를 넘어 종합 IT기업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뜻이 담겼다고 전해진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9월 ‘엔씨’로 상호를 변경하기 위한 가등기를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했다. 기업 로고는 이미 ‘엔씨’로 바꾼 상태고, 인공지능(AI),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 미래 비전 담았지만···2년만에 또 이름 바꾸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다소 황당한 사연을 품고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기업도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우 미래와 혁신을 키워드로 삼아 ‘한국타이어앤월드와이드’에서 사명을 바꿨지만, 2년여만에 다른 이름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가 자신들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기 때문이다.

당초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타이어’라는 틀에서 벗어나 꿈을 키우기 위해 78년만에 과감하게 사명 변경을 결심했다. 이 과정에서 2012년부터 ‘한국테크놀로지’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자동차 부품 업체가 있다는 사실은 인지했지만, 최고경영진들이 작업을 강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 또는 계열분리를 통해 새로운 사명을 만나게 된 기업들도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LG에너지솔루션’, SK텔레콤에서 독립한 ‘티맵모빌리티’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LG그룹과 계열 분리를 준비하고 있는 구본준 고문 역시 새로운 회사 명칭을 고민하고 있다.

그간 재계에서는 미래의 꿈을 제시하거나 경영 보폭을 넓히기 위한 방법으로 사명 변경 카드를 꺼내곤 했다. 올해 초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합병하면서 ‘한화솔루션’이라는 이름을 택했다. 게임 회사인 ‘넷마블게임즈’와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도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각각 ‘넷마블’과 ‘위메이드’로 명함을 바꿨다. 미국 도너츠 판매 기업 던킨도너츠가 작년부터 ‘던킨’으로 재탄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밖에 위니아대우는 브랜드 단일화를 위해 지난 10월 ‘위니아전자’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 초에는 LS산전이 ‘LS일렉트릭’으로 간판을 바꿨고 현대상선과 신일산업도 각각 ‘HMM‘, ’신일전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금융권에서는 KEB하나은행이 ‘하나은행’으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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