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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View] "LNG 발전, 석탄발전 대안 아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7.02 14:16

글로벌에너지모니터, 지구온난화에 더 큰 악영향…신재생 보급 필요성 강조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 용량 증설이 기후변화 측면에서 석탄발전보다 더 큰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석탄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확대되고 있는 LNG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보다 재생에너지를 하루빨리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계 에너지 시장 조사 기관인 ‘글로벌에너지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뉴 가스 붐(New Gas Boom)’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지역 수출량과 아시아지역 수입량 증가로 LNG 설비 용량 증설이 대규모로 진행 중이다. 대규모 설비 증설은 천연가스가 내뿜는 메탄을 더욱 늘릴 전망이다.

현재 계획이 모두 추진될 경우 총 설비 용량은 3배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LNG 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배출이 신규 설비가 운용되는 수십 년 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2030 년까지 천연가스 사용을 15% 줄여야 한다는 파리기후협약과 상충한다.

천연가스 주요 구성 성분인 메탄은 현재까지 지구온난화에 대한 기여도가 25%로 파악된다. 대기중 메탄 농도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과학자들은 즉각적 감축 노력을 촉구해왔다. 지난해 인천에서 열렸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공개된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의 1.5 ℃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천연 가스 사용을 2020년 대비 2030 년까지 15%, 2050 년까지 43% 감축해야 한다.


◇ "LNG발전, 非친환경일뿐 아니라 非경제적"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하락하면, 현재 신규 LNG 설비에 투자되는 1조3000억 달러는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나아가 메탄은 LNG 추출과 운송 과정에서도 배출된다.

테드 내스 글로벌에너지모니터 사무국장은 "LNG 붐은 엄청나게 빠르게 일고 있지만, 메탄은 우리가 예전에 알던 것보다 훨씬 더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도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설비 증설 프로젝트는 건설 이전 단계에 있어 기후변화의 엄청난 재앙에 직면하기 전에 LNG 설비에 대해 모라토리엄(채무에 대한 지불유예)을 선언할 수 있는 시간이 여전히 있다"고 내스 사무국장은 강조했다.

우리나라 전문가들도 LNG 역시 온실가스나 공해 물질을 배출하는 화석 연료라는 점을 인식하고, 재생에너지 확충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국내에서도 원전과 석탄발전의 대안으로 LNG발전이 주로 언급된다"며 "그런데 LNG발전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여전히 많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LNG발전의 비경제성도 지적했다. 고가의 LNG 는 점차 저렴해지는 재생에너지에 비해 경제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현 시점에 가스발전 설비를 확대하는 것은 또 다른 좌초자산 위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섣불리 가스발전소를 대규모로 허용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력시장 제도나 정책 등이 재생에너지가 아니라 화석연료에 지나치게 편향된 것은 아닌지 검토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전력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더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탈원전 가교’ LNG발전 역할 커


하지만 국내 다수 전문가들은 LNG발전이 탈원전으로 인한 에너지공백을 메우기 위한 필수 발전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도 국내 LNG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확충되기 전까지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가교 연료로 인식되면서 늘어나고 있다. 수입용 터미널을 비롯해 발전소 건설 등 관련 시설 개발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기후변화와 외부 환경에 따라 전력 생산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LNG 발전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박진남 경일대 신재생에너지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리적·지형적 여건으로 호주 등 국가와 달리 신재생에너지 확대 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 확충도 제한되는 상황에서 LNG발전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에너지대학원장은 "정부가 원전을 줄이기로 했지만, 신재생에너지로 줄어드는 전력 수요를 곧바로 충당할 수 없다"며 "청정 에너지로 평가받는 LNG 발전이 가교 역할을 맡아 발전 비중이 늘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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