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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저의 검은 노다지’라 불리는 망간단괴.바다속 깊은 곳에 부존하고 있으며 첨단소재를 만드는 망간 ,니켈 , 코발트, 희토류 등 중요한 전략광물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여영래 기자] 망간단괴는 ‘심해저의 검은 노다지’라 불리는 광물자원이다. 바다속 깊은 곳에 부존하고 있으며 첨단소재를 만드는 중요한 전략광물을 다양하게 함유하고 있다. 망간 25%, 구리 1.0%, 니켈 1.2%, 코발트 0.2%, 이외에 몰리브덴, 희토류 등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자원硏) 남철우 박사는 20여년간 ‘망간단괴’에서 희유 금속자원을 회수하는 연구에 몰두해 오고 있다.
광물자원이 고갈되고 심해저 광물자원의 잠재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 하에서 전 세계는 미래 자원인 심해저 광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심해저 광물자원을 확보해 제련하는 공정이 필요한 이유다. /리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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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자원연구원 자원회수연구센터 남철우 박사 |
현재와 같은 추세로 망간단괴를 소비할 경우 망간 2400년, 구리 640년, 니켈 16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한마디로 심해저는 인류에게 유용한 광물자원을 제공하는 ‘보물창고’가 아닐수 없다.
사람 주먹만한 망간단괴에서 다양한 금속자원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제련 과정이 필요하다.
남 박사는 "금속자원은 미세한 입자로 존재하기 때문에 유가금속을 회수하려면 여러 단계의 제련 공정이 필요해 과거에는 망간단괴에 산·알칼리를 넣어 녹인 후 경제성 높은 구리·코발트·니켈만 회수하는 ‘습식제련’ 공정과정을 거쳤다"며 "망간이 가장 많이 함유돼 있어 망간단괴라 부르는데 정작 망간은 경제성이 낮아 금속자원 함유량을 생각하면 버려지는 양이 더 많았다"고 했다.
더욱이 폐기량이 많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제련 과정에서 투입한 산·알칼리 때문에 환경 문제가 유발되기 때문이다. 특히 망간단괴 연구가 한창이던 1990년대부터 환경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제련 후 남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남 박사는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망간단괴를 제련하기 위한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
"망간단괴에 석회석·코크스 등 첨가제와 환원제를 섞어 섭씨 1450도 이상의 용광로에 투입하면 망간단괴는 쇳물처럼 녹게 되죠. 이때 구리·코발트·니켈은 합금 형태로 가라앉고 망간단괴와 불순물은 슬래그 형태로 합금 위에 떠오르기 때문에 쉽게 분리할 수 있다"면서 "합금은 다시 황산을 넣어 용매추출 과정을 거치면 구리·니켈·코발트를 따로 분리할 수 있고 슬래그에 함유된 망간 역시 다시 제련 과정을 통해 회수하는데 이때 폐기물에는 중금속은 거의 용출되지 않는 슬래그만 남게돼 이 또한 골재용, 도로 재료 등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공정과정이 망간 단괴의 금속자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용융 환원-습식제련 공정’이다. 남 박사는 용융환원-습식제련 공정의 실증실험을 위해 민간기업인 (주)동부메탈과 공동 실험을 추진하기도 했다.
2톤 규모의 파일럿플랜트를 동부메탈에 구축, 실증 연구에 들어가 2013년 11월 성공리에 실증시험을 마쳤다. 용융 환원-습식제련 공정은 연속적으로 공정할 수 있고 스케일이 크건 작건 반응 결과가 동일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다시 망간 합금철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규명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파일럿플랜트 시험의 성공은 우리나라가 심해저 망간단괴를 제련할 수 있는 핵심공정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망간단괴를 선제적으로 연구해온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만큼 기술 효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남 박사는 "상용화까지는 아직 여러 단계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연구소 수준의 연구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면서 "향후 망간단괴 개발이 본격화된다면 우리가 축적한 기술 노하우가 큰 힘이 될 것이며, 연구 과정에서 개발한 공정은 다른 광물자원의 제련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어 활용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