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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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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저(深海低) 검은 노다지 ‘망간단괴’서 희유금속자원 찾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6.13 20:22

지질자원硏 남철우 박사(자원회수연구센터), 20년간 연구 성과 거둬

해저 망간

▲‘심해저의 검은 노다지’라 불리는 망간단괴.바다속 깊은 곳에 부존하고 있으며 첨단소재를 만드는 망간 ,니켈 , 코발트, 희토류 등 중요한 전략광물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망간단괴, 심해저에 부존…첨단소재 제조시 필요 전략광물 다량 함유

[에너지경제신문 여영래 기자] 망간단괴는 ‘심해저의 검은 노다지’라 불리는 광물자원이다. 바다속 깊은 곳에 부존하고 있으며 첨단소재를 만드는 중요한 전략광물을 다양하게 함유하고 있다. 망간 25%, 구리 1.0%, 니켈 1.2%, 코발트 0.2%, 이외에 몰리브덴, 희토류 등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자원硏) 남철우 박사는 20여년간 ‘망간단괴’에서 희유 금속자원을 회수하는 연구에 몰두해 오고 있다.

광물자원이 고갈되고 심해저 광물자원의 잠재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 하에서 전 세계는 미래 자원인 심해저 광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심해저 광물자원을 확보해 제련하는 공정이 필요한 이유다. /리더문

지자연 남철우박사

▲지질자원연구원 자원회수연구센터 남철우 박사

지질자원硏 자원회수연구센터 남철우 박사에게 바다는 말 그대로 ‘노다지’이다. 망간단괴와 같은 미래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망간단괴는 심해저 5km 아래에서 발견되고 자갈처럼 분포한다. 부존 매장량만 해도 1조7000만여ton에 이른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망간단괴를 소비할 경우 망간 2400년, 구리 640년, 니켈 16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한마디로 심해저는 인류에게 유용한 광물자원을 제공하는 ‘보물창고’가 아닐수 없다.

사람 주먹만한 망간단괴에서 다양한 금속자원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제련 과정이 필요하다.

남 박사는 "금속자원은 미세한 입자로 존재하기 때문에 유가금속을 회수하려면 여러 단계의 제련 공정이 필요해 과거에는 망간단괴에 산·알칼리를 넣어 녹인 후 경제성 높은 구리·코발트·니켈만 회수하는 ‘습식제련’ 공정과정을 거쳤다"며 "망간이 가장 많이 함유돼 있어 망간단괴라 부르는데 정작 망간은 경제성이 낮아 금속자원 함유량을 생각하면 버려지는 양이 더 많았다"고 했다.

더욱이 폐기량이 많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제련 과정에서 투입한 산·알칼리 때문에 환경 문제가 유발되기 때문이다. 특히 망간단괴 연구가 한창이던 1990년대부터 환경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제련 후 남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남 박사는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망간단괴를 제련하기 위한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

"망간단괴에 석회석·코크스 등 첨가제와 환원제를 섞어 섭씨 1450도 이상의 용광로에 투입하면 망간단괴는 쇳물처럼 녹게 되죠. 이때 구리·코발트·니켈은 합금 형태로 가라앉고 망간단괴와 불순물은 슬래그 형태로 합금 위에 떠오르기 때문에 쉽게 분리할 수 있다"면서 "합금은 다시 황산을 넣어 용매추출 과정을 거치면 구리·니켈·코발트를 따로 분리할 수 있고 슬래그에 함유된 망간 역시 다시 제련 과정을 통해 회수하는데 이때 폐기물에는 중금속은 거의 용출되지 않는 슬래그만 남게돼 이 또한 골재용, 도로 재료 등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공정과정이 망간 단괴의 금속자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용융 환원-습식제련 공정’이다. 남 박사는 용융환원-습식제련 공정의 실증실험을 위해 민간기업인 (주)동부메탈과 공동 실험을 추진하기도 했다.

2톤 규모의 파일럿플랜트를 동부메탈에 구축, 실증 연구에 들어가 2013년 11월 성공리에 실증시험을 마쳤다. 용융 환원-습식제련 공정은 연속적으로 공정할 수 있고 스케일이 크건 작건 반응 결과가 동일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다시 망간 합금철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규명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파일럿플랜트 시험의 성공은 우리나라가 심해저 망간단괴를 제련할 수 있는 핵심공정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망간단괴를 선제적으로 연구해온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만큼 기술 효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남 박사는 "상용화까지는 아직 여러 단계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연구소 수준의 연구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면서 "향후 망간단괴 개발이 본격화된다면 우리가 축적한 기술 노하우가 큰 힘이 될 것이며, 연구 과정에서 개발한 공정은 다른 광물자원의 제련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어 활용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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