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서예온

pr9028@ekn.kr

서예온기자 기사모음




“도면대로 했는데”…롯데건설,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시공 논란에 ‘난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10 15:13

조합 안내 자료와 실제 시공 도면 달라져 ‘도면 변경’ 논란

조합 행정착오 인정, 일부 조합원들 ‘시공사 책임’ 요구

일부 조합원 원복 요구…조합장 해임 총회도 추진

롯데 “인가 도면대로 시공…복구 시 추가 비용·공기 부담 불가피”

롯데건설 사옥

▲롯데건설 사옥. 사진=연합뉴스

롯데건설이 분양을 앞둔 서울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아파트(잠실 르엘)의 주방 시공 논란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조합의 실수로 최초 안내된 평면도와 다르게 시공됐는데, 일부 조합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자칫 분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은 최근 일부 평형 타입의 도면을 둘러싼 혼선을 공식 인정하고 정비업체·설계사·시공사와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문제의 발단은 84㎡C 타입의 주방 설계 도면 변경이다. 처음엔 디귿(ㄷ)자형 구조로 설계됐다가 추우 일자(ㅡ)형 아일랜드 구조로 바뀌었다. 조합 측은 총회 때 배포됐던 책자를 제작한 정비업체가 변경 사항을 반영하지 않아 발생한 헤프닝이라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2023년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재선정된 뒤 조합원 제안에 따라 아일랜드 주방형 구조로 설계 변경됐고, 인가도 그대로 받았으며 현재도 인허가 도면 기준으로 시공되고 있다"면서 “배포됐던 책자의 설계 내용이 시공된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만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이 원안 복구 또는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일고 있다. 조합은 설계사, 정비업체, 시공사와 함께 협의체를 꾸려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달에는 해당 조합원들이 별도 대표단을 구성했고 오는 19일 조합장 해임 총회까지 예고된 상태다.


반면 조합 측은 공기 지연과 분양 일정 차질이 불가피한 재시공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엉뚱한 불똥을 맞게 된 시공사 롯데건설은 난감해하고 있다. 롯데건설 측은 “조합으로부터 전달받은 인허가 도면을 기준으로 공사를 수행했으며, 사전에 도면 착오를 인지하긴 어려운 구조였다"면서 “현재 시공 중인 평면은 행정기관의 인허가를 받은 설계안이며, 만일 변경이 필요하다면 인허가 재심사뿐 아니라 추가 공사 비용과 공기 지연이 불가피해 조합원들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시공을 원하지 않는 조합원들도 있어 이 사안은 전적으로 조합의 내부 의견 수렴과 협의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이번 갈등에 대해 조합 내 상근 인력 부족과 설계 변경 이력에 대한 내부 공유 부족, 일부 조합원들이 불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장 해임 총회 추진 측은 집행부 측의 비위 의혹까지 제기하며 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조합 관계자는 “전혀 사실 무근이며, 반복적으로 소송을 제기해 온 세력이 뒤에서 선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단순 설계 논란이 아닌 정보 비대칭과 조합-정비업체-시공사 간 책임 분산 구조로 발생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허가 도면이 기준이기 때문에 책자만 보고 오류를 사전에 확인하긴 어렵다"며 “커뮤니케이션 부족이 반복되면 일반분양 신뢰에도 영향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조합은 전날 잠실 르엘 일반분양가 심의를 송파구에 접수했으며, 논란이 확산되지 않으면 이달 말 공고를 목표로 절차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내부 갈등이 장기화되거나 추가 복구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분양 일정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