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월부터 DL이앤씨와 DL건설을 포함해 DL그룹의 본사로 사용하게 될 마곡 원그로브 오피스 타운 전경. 태영건설
DL이앤씨와 DL건설이 올 가을부터 한 지붕 아래 살림을 차리게 된다. 2년 전 DL건설이 DL이앤씨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데 이어 이번엔 DL이앤씨와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묶이게 됐다.
1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DL건설은 오는 10월경 태영건설이 시공한 마곡 원그로브 빌딩으로 본사 이전을 완료한다. 또 DL건설의 모기업이자 DL그룹 내 핵심 회사인 DL이앤씨도 8월부터 현 서대문 사옥에서 마곡 원그로브로 이전 작업을 시작해 9월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2020년까지 44년간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 뒤편 종로구 수송동 대림빌딩을 사옥으로 쓰다가 2021년부터 현재의 디타워 돈의문 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한 이래 4년 만에 다시 마곡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DL건설은 현재도 DL이앤씨와 같은 건물인 디타워 돈의문 사옥에 임시 거처를 두고 있는 상태다. 지난 5월까지 여의도 전경련 빌딩 내 서울사무소를 실질적인 본사로 활용해왔는데, 임대 기간이 끝나면서 디타워 돈의문 사옥으로 옮겨와 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이전까지만 해도 오랜 세월 다른 공간을 사용해 왔다. DL이앤씨는 옛 대림산업 시절부터 종로구 수송동 대림빌딩에 머물러왔고, DL건설은 옛 삼호와 고려개발 시절부터 인천과 부평, 마포를 거쳐 여의도 전경련 건물을 이용해왔다.
오랫동안 모 그룹 내에서 대형 건설사인 DL이앤씨와 중견 건설사가 운영돼 오다 2023년 10월 DL이앤씨가 DL건설의 보통주 지분 100%를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어 2024년 7월 당시 DL건설 수장이었던 박상신 대표가 DL이앤씨 대표이사 자리까지 잠시 겸직하면서 합병을 위한 사전 작업이 시작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당시 회사 측은 완전 자회사 편입과 DL이앤씨-DL건설 대표 겸직은 합병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고, 현재까지도 DL이앤씨는 DL건설의 합병을 검토 중인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곧바로 그해 8월 DL그룹이 DL건설 대표로 강윤호 전무를 선임하면서 박 대표의 2개 회사 수장 겸직 체제는 해소됐다.
다만 두 회사가 한 곳에 다시 모이게 되면서 올해 들어서 다시 사정이 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선 DL이앤씨와 DL건설이 동일한 주거 브랜드인 '이편한세상'을 사용하는만큼,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DL이앤씨는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인 '아크로'에 보다 집중하는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할 수도 있다.
수십년간 이어져 온 모 그룹 내 대형 건설사(DL이앤씨)와 중견 건설사(DL건설)의 '두 지붕 두 가족' 체제가 '한 지붕 두 가족' 동거 체제가 변화를 맞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