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파 “기존 입장 반복…윤과의 단절 메시지 보이지 않아" 공개 비판
국힘 내부 “내용 추상적, 인적 쇄신·책임 언급 없어 후속행동이 관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며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대해 처음으로 당 차원의 공식 사과 및 쇄신을 선언했지만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내에서 소장파와 초·재선을 중심으로 “하나마나 한 이야기" “자기합리화에서 벗어나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는 공개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철 지난 사과"라며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당내 소장파의 반응은 냉담했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미래' 소속 김재섭 의원은 장 대표의 발표 직후 해당 모임 의원들이 참여한 텔레그램방에서 “대대적인 혁신안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로 들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국민이 100을 기대했다면 150을 해야 혁신인데, 이번 발표는 50에 그쳤다"며 “'계엄은 잘못됐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은 기존 당의 공식 입장에서 한 발도 나가지 못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에 대해 “단호한 절연 메시지가 없다"며 “윤석열을 다리에 매달아 놓고 무슨 선거를 치르느냐"고 비판했다. '과거의 일은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평가를 먼저 받아야 하는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장 대표가 내놓은 쇄신안에 대해 “쇄신 필요성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는 편이지만, 내용은 다소 추상적이라는 내부 평가가 있다"면서 “인적 쇄신이나 책임에 대한 언급이 빠지면서 '관리형 쇄신'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 안팎에서는 이번 발표만으로는 신뢰 회복에 한계가 있고, 결국 후속 행동이 관건이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초·재선 모임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같은 날 국민의힘 초·재선 모임 '대안과미래'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론조사 전문가를 초청한 간담회를 열고, 당의 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장 대표의 사과 발표와 별개로, 당이 민심을 충분히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권영진 의원은 “민심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며 “민심을 경청하지 못하고 역행한 정치의 극단적인 결과가 비상계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 대표의 쇄신안 발표를 앞두고 “이번 주는 당에 있어 중요한 시기"라며 “혁신안에 민심의 목소리가 오롯이 담겨 국민께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권 의원도 “우리 당이 자기합리화에 빠져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자기객관화를 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12·3 비상계엄 사과에 대해 “고심 어린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평가를 유보했다. 민주당은 사과의 형식보다 이후 행동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철 지난 사과를 국민이 진심으로 받아들일지 회의적"이라며 “중요한 것은 진심과 실천"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청래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비록 썩은 사과일지라도 사과를 하길 바란다는 취지였지만, 국민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의힘이 신임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한 윤민우 가천대 교수가 과거 김건희 여사를 옹호한 이력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계엄 사과와 당의 최근 인사·행보 간의 괴리를 지적했다.
장 대표가 쇄신 방안으로 당명 개정 검토를 언급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치권에서 여러 차례 봐왔던 장면"이라며 “옷을 갈아입어도 안에 몸이 정갈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냄새가 사라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수정당이 당명 개정을 통해 과거를 덮으려 했던 역사를 국민은 잘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 사과 역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동혁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2·3 비상계엄에 대해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과 책임을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며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사과와 함께 당 쇄신안도 제시했다. '청년 중심 정당·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정당·국민 공감 연대'를 3대 축으로 내세우며 청년 의무 공천제 도입, 국정 대안 TF 설치, 민생경제 점검회의 정례화 등을 약속했다. 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통합과 관련해 “이기는 선거를 위해 폭넓은 정치 연대를 하겠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동의하고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막는 데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당명 개정 추진과 공천 제도 손질, 공천 비리 근절 방안도 함께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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