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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4인뱅 예비인가 실패…끝이 아닌 시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15 16:08
사진.

▲송두리 금융부 기자.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낸 4개 컨소시엄이 예비인가에서 모두 탈락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정례회의를 열고 소호은행, 소소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컨소시엄의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자금조달과 사업계획 실현가능성 등이 미흡하다고 판단해서다. 제4인터넷은행을 준비하던 컨소시엄들은 실패의 좌절을 겪어야 했지만, 이번 결과가 제4인터넷은행의 필요성마저 부정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컨소시엄들이 내걸었던 소상공인 특화 은행이나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건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 등 금융소외층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여전하다. 소상공인이나 중저신용자들은 높은 대출 심사 문턱에 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기존 은행들은 이들의 현실을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들이 구상한 소상공인·취약층 전문은행은 은행 서비스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포용한다는 취지에서 의미 있는 시도인 점은 분명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인터넷은행 탄생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며 실패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사업의 실현가능성과 리스크 관리 어려움 등에 컨소시엄들이 표방하는 은행이 성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처음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때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영업점이 없는 100% 비대면 은행을 소비자들이 과연 믿고 찾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했다. 지금 인터넷은행은 은행권의 메기로 역할을 하고 있다. 수신, 여신,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통 시중은행이 하지 못한 서비스를 도입하며 현재는 시중은행을 앞설 정도로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당초 시중은행 과점을 깨기 위해 출발한 제4인터넷은행이지만, 새 정부에서는 금융소외층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포용금융'을 위한 새로운 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예비인가 불발은 실패의 끝이 아닌 도전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 컨소시엄들은 금융당국이 지적한 자금조달과 사업계획 실현가능성 등을 다시 정비하고 미비한 점은 보완해 은행 설립을 위한 안정성과 탄탄한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당국도 더 많은 도전자들이 등장할 수 있도록 시장을 독려하며, 새로운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시장에서도 회의보다는 기대감을, 비판보다는 응원을 보내며 금융의 변화 과정에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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