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되는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 팝업 스토어.사진=백솔미 기자
올리브영과 다이소가 '국민 매장'으로 뿌리를 내리자 유사한 콘셉트의 일본 돈키호테와 중국 미니소가 한국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방한 외국인에게까지 올리브영과 다이소가 쇼핑 관광지로 주목 받자 한국 시장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최대 잡화점 돈키호테는 지난 8일 한국에 팝업스토어 형태로 처음 상륙했다. 편의점 GS25와 손잡고 내달 1일까지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 1층에서 운영된다.
팝업 스토어는 첫날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일본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돈키호테를 한국에서 경험할 수 있어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오픈 일주일이 지난 15일에는 '오픈런'이 사라졌지만 호기심으로 가득한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업계에서는 돈키호테의 팝업스토어 한국 진출에 대해 공식 매장 출점 전 '예고편'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실제로 돈키호테의 모기업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는 미국·대만·홍콩·동남아 등을 무대로 해외 영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미니소는 2021년 국내 시장 철수 이후 3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서울 대학로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3월 홍대점, 6월 강남점을 열었다. 이어 오는 27일 커넥트현대 청주점을 내고 연내 10개 매장을 추가할 계획으로 본격적인 한국 시장 재공략에 뛰어들었다.
현재 미니소는 3년 전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한국 첫 진출 초기에는 다이소와 마찬가지로 종합잡화점을 표방하며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화장품, 문구, 주방용품, 생활용품 등을 취급했다. 하지만 이미 다이소가 국내 소비자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아 경쟁력을 얻는데 실패했다.
결국 미니소는 취급 품목을 기존 생활용품보다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상품 위주로 전략을 변경했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미니소에도 해리포터, 디즈니, 산리오 등 글로벌 인기 캐릭터 IP를 활용한 굿즈들로 채워져 있다.
돈키호테는 일본 여행의 필수 쇼핑 코스로서의 막강한 인지도와 방대한 상품군을, 미니소는 공격적인 매장 수 확대와 캐릭터 굿즈 마니아의 취향 저격 등을 차별화로 앞세운다. 하지만 올리브영과 다이소가 장악한 국내 시장에서는 틈새를 공략하는 특화 매장의 성격이 더 돋보여 성공 여부에 물음표가 붙는다.
올리브영과 다이소는 각각 전국에서 1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올리브영은 전년보다 24% 상승해 5조원에 육박하는 매출(4조7899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702억원으로 전년보다 35% 늘었다.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3조9689억원, 영업이익 3711억원, 당기순이익 3094억원으로 모두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과 다이소는 식품, 생활용품, 뷰티 등 다양한 상품을 한 공간에서 취급해 남녀노소 모든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돈키호테와 미니소 등 해외 유통 기업의 공세는 이어지겠지만 올리브영과 다이소의 국민적 인기와 고유한 상징성이 더욱 압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