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155엔 돌파마저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엔화 가치가 앞으로 10% 가량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티 로우 프라이스의 퀜틴 핏츠시먼즈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은행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 가치는 앞으로 10% 가량 더 떨어져 1980년대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6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15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154.33엔을 기록, 올해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54엔대를 기록한 적은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이다.
핏츠시먼즈 매니저의 주장이 현실화될 경우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70엔대까지 올라 1986년 이후 38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게 된다.
핏츠시먼즈 매니저는 “현 시점에서 일본 엔화 가치가 상당히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부채에 대한 우려가 잇기 때문에 큰 폭으로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달러 환율이 올 들어 8% 넘게 급등해 현재 154엔대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미룰 것이란 관측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핏츠시먼즈 매니저는 또 엔/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170엔대는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숏 포지션이 클 경우 타이밍만 맞다면 당국의 개입이 숏을 스퀴즈할 수 있기 때문에 개입의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며 “이들(일본은행)은 현 상황을 매우 전략적으로 볼 것이고 엔화의 추가 약세에 대비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의 엔화 약세 베팅 규모가 2018년 1월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당국은 엔화 가치 하락에 연일 구두 개입을 해왔지만 엔화 약세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전날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우리는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핏츠시먼즈 매니저는 “엔/달러 환율이 150엔대에 머물고 있는 점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며 “디스인플레이션 쇼크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환율이 달러당 125엔, 또는 130엔대까지 급락하는걸 원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