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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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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공매도까지…먹구름 짙어지는 美 상업용 부동산 시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23 09:13
FILE PHOTO: The skyline is seen in Manhattan, New York City

▲뉴욕 맨해튼(사진=로이터/연합)

미국·유럽 등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국내 금융사들의 손실 규모가 3조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상업용 부동산과 연관된 자산을 대상으로 공매도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최근 발표한 '부동산 자산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까지 1년간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15.2%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 우려를 촉발한 뉴욕커뮤니티은행(NYCB), 도이체방크 등 은행들이 투자 손실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늘리자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더욱 요동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NYCB는 이달 초 분기 배당금을 앞서 예고한 주당 5센트에서 1센트로 추가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상업용 부동산 손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NYCB의 주당 배당금은 16센트였다.


NYCB는 지난 1월 31일 실적 발표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로 작년 4분기 예상치 못한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하자 현재 NYCB 주가는 연초대비 66% 가까이 폭락한 상황이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자금회수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글로벌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달 유럽 부동산과 관련한 펀드에서 13억 유로(약 1조 8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전까지만 해도 자금 회수 규모는 2500만 유로(약 360억원)에 불과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가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인 'Real Estate Fund International'의 경우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지난해 손실율이 22%로 나타났다. 이에 투자자들은 작년 말까지 운용사에게 펀드의 약 23% 지분 매각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과 연관된 자산들을 대상으로 공매도에도 나서고 있다. S&P 글로벌은 부동산투자신탁(REIT) 관련주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매도되고 있는 주식이라고 이달 초 밝힌 바 있다.


NYCB의 경우 현재 공매도 비중이 전체 주식 대비 13% 가량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11월엔 이 비중이 3%에 불과했다. 상업용 부동산 업황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아 이와 연관된 주식들에 대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회복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장기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공매도 배경엔 부동산 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금리인하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부동산 섹터에 공매도 중인 폴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다니엘 맥나마라 창업자는 “투자자들은 제로 금리 시대가 오지 않고 오피스 섹터 또한 영구적으로 바꼈다는 점을 마침내 인지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시장은 6~7회 금리인하를 예상했었지만 이는 결국 환상에 그쳤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부동산 시장 전망이 암울하자 이에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의 손실이 쉽게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이 총 5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총 투자액 대비 수익률은 지난달 기준 -5.9%(-3조3300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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