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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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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금리인상에도 엔화 환율 34년래 최고치 눈앞...전망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20 11:07
JAPAN-MARKETS/BOJ

▲미 달러화와 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일본 엔화 가치는 오히려 곤두박질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또한 예상보다 규모가 작을 것이란 관측이 부상하자 엔화가 올해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마저 사라졌다.


20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20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29엔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최고 수준으로, 달러대비 엔화 환율이 151엔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이 152엔마저 넘어설 경우 1990년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게 된다.


그동안 엔화 약세 배경으로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꼽혔으나, 전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엔/달러 환율은 오히려 급등한 것이다.


유로화 대비 엔화 환율의 경우 현재 유로당 164.43엔으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이후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비둘기파적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해도 상당 기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 속도는 경제 물가의 전망에 달렸지만, 현재 전망을 전제로 하면 급격한 상승은 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22년 3월 당시 3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에 나섰던 연준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예고한 것과 대조적이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미야이리 유스케 외환 전략가는 “향후 금리인상과 관련해 총재로부터 명확한 신호를 받지 못했다"며 “이에 이번 경우는 비둘기파적 인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엔화 약세가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단기 정책금리가 연말까지 0.1%에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또 금융완화 정책의 일환인 수익률곡선통제(YCC)를 폐지했음에도 종전과 비슷한 규모로 장기 국채 매입을 계속하고 장기 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발생하면 기동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장기채 수익률을 끌어내리겠다는 것으로 미일 금리차가 좁혀지지 못할 것이란 셈이다.


이런 와중에 연준이 예상보다 더 적게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가이 르바스 채권전략가는 “지난 두 달간 인플레이션 수치가 약간 상승하면서 조만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사라져 버렸다"면서 “올해 금리를 두 번만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5.25~5.5%에서 올해 말 4.75~5.0%로 인하될 가능성을 25.6%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이 확률은 지난 12일 16.9%였다.


이와 관련, 인베스코 자산관리의 데이비드 차오 전략가는 “일본은행의 비둘기파적 성명과 지속적인 장기채 매입은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전까지 엔화가 앞으로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마저 사라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엔화 통화가치가 주요국 통화를 아웃퍼폼할 전망이 최근 들어 증발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엔/달러 환율이 135엔까지 하락할 것으로 지난해 전망한 노무라는 지난달 전망치를 143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40엔대로 올 한해를 시작했다.


미즈호은행의 경우 올해말 엔화 환율 전망치를 직전 달러당 135엔에서 147엔으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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