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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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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추락’ 리튬가격, 반등 성공하자...공매도 투자자들 ‘비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4 11:20
Lithium Triangle Water

▲칠레의 한 리튬광산(사진=AP/연합)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마침내 반등에 성공하자 광산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이 비상에 걸렸다. 글로벌 광산업체들의 감산으로 리튬 과잉공급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부상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회복하고 있어서다. 다만 리튬 가격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14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전날 탄산리튬 가격은 1kg당 107.50위안을 기록했다. 리튬 가격은 472.5위안에서 86.5위안으로 지난 1년 동안 80% 가량 폭락했지만 올들어 24% 반등에 성공한 상황이다.


이처럼 리튬가격이 반등하는 이유는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트리베카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준 베이 류 매니저는 “리튬 시장에선 이미 두 자릿수에 달하는 생산능력이 날라간 상황인데 이는 통상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현재 시장에선 공급이 과잉된 상황이지만 감산 효과가 지속될 경우 시장환경이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호주 리튬 광산업체 코어리튬의 경우 지난 1월 대표 리튬광산 한 곳의 채굴을 중단하고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우라늄으로 눈길을 돌렸다. 또 다른 광산업체 아카듐리튬은 스포듀민(리튬 원광)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UBS,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리튬 공급량을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33%, 26%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전기차 최대시장 중국에서 리튬 재고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점에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감산 효과를 감안하면 리튬 가격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기업 카나코드 제뉴이티 그룹은 이달 초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리튬 가격이 조만간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UBS는 감산에 따른 수요공급 재균형으로 리튬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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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탄산리튬 가격 추이(단위:1kg당 위안, 자료=한국광해광업공단)

이런 와중에 리튬 가격의 추가 하락을 예상해 광산기업들을 상대로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이 비상에 걸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앨버말, 필바라미네랄 등 세계 최대 광산회사들에 대한 공매도 규모가 50억달러(약 6조 583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필바라미네랄은 특히 호주 증시에서 공매도 1위 종목이다.


특히 앨버말과 필바라미네랄 두 주가는 지난 한달에만 20% 가량 급등해 숏 커버링이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튬 채굴, 정제, 배터리 제조, 전기차 등 리튬 산업과 연관된 시가총액 상위 40위 기업들로 구성된 'Solactive Global Lithium Index'는 지난 1월 20% 하락한 후 지난달 10% 오른 상황이다.


글로벌 리튬 리소시스의 론 밋첼 이사는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어 대량의 숏포지션들이 커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매니저 역시 리튬 가격이 현재 지지받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공매도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선 리튬 가격 회복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리튬 공급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음에도 과잉공급 규모는 여전히 상당한 만큼 리튬 가격 급등을 약세장의 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메이플 브라운 애벗의 매트 그리핀 펀드매니저는 “리튬 가격이 바닥이거나 거의 바닥에 다다른 것 같다"면서도 “우리가 강세론으로 돌아서기 위해선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거나 배터리 공급망이 리스토킹(재고 재축적) 단계에 진입하는 신호를 목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 최대 리튬 매장지인 네바다주에 광산을 개발하는 리튬 아메리카스에 2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은 자금조달 계획은 이르면 14일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제너럴모터스(GM)가 주요 고객사인 이 회사는 자금을 통해 탄산리튬 정제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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