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AFP/연합)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시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가 6월에 인하될 것으로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3일 한국시간 오후 3시 기준,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6월 기준금리가 현재의 5.25~5.50%보다 낮을 가능성을 66%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3월과 5월 금리 동결 전망은 각각 99%, 85%인 것을 고려하면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첫 인하 시점을 6월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2월 CPI는 전년 동기대비 3.2% 올라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3.1%)를 상회했다. 이는 전달(3.1%)보다 더 오른 수치이기도 하다. 또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0.4% 상승을 예상한 시장 전문가 기대와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2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8% 상승해 시장 예상치(3.7%)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0.4% 올라 예상치(+0.3%)를 상회했다.
그럼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12%)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는 등 미국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지 않았다는 점에 시장이 안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날 CPI 발표로 오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강화될 수 있겠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 기조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FOMC 이후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를 통해 올해 0.25%포인트씩 3차례, 총 0.75%포인트(중앙값) 정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던 연준이 이번에 나올 점도표에서도 이러한 견해를 유지할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CPI 상승률이 2개월 연속 예상치를 상회했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인 2%로 내려오지 않은 만큼 연내 2차례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신중론이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FOMC 회의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견해가 강화되면서 열띤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준이 금리 결정 시 주시하는 물가 지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관련,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는 2월 PCE 상승률(전월 대비)을 각각 0.2%와 0.3%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1월 상승률 0.42%보다 낮은 것이다.
2007∼2021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지낸 에릭 로즌그렌은 CPI 발표에도 불구하고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기대가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지표상 보이는 것보다 경제가 더 가라앉고 있는 만큼 개인적으로는 5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내려가는지 더 확신을 얻기 위해 6월까지 기다릴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유명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행사에서 “내가 연준이라면 너무 빨리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악의 결과는 금리 인하, 중단에 이어 방향을 바꿔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파괴적 결과를 피하기 위해 신중론이 필요하다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사람들의 2개월 전 예상보다 다소 느리게 갈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