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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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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다 누워서 자볼까”…생존 건 ‘中 전기차 편의기능’ 경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1 11:48
China's EV maker BYD expands to Mexico consumer market

▲중국 전기차 BYD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단순 주행성을 뛰어넘어 다양한 편의기능이 탑재된 전기차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차 안에서 누울 수 있는 매트리스가 펼쳐지거나 '미니 키친' 기능으로 캐핑족을 겨냥해 소비 둔화, 미중 갈등 등 대내외 악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선 경제 둔화 등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자 전기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의 최신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중국 신에너지차(NEV) 판매가 작년 동월보다 9% 감소했다.


특히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경우 지난달 공장에서 6만 365대를 출하해 2022년 12월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달인 1월보다 16%, 지난해 2월보다 19% 각각 감소한 수치다.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역시 지난 2월 판매량은 12만 2311대로 전년 동기대비 37% 급감했다.


CPCA는 올해 NEV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2년(96% 증가)은 물론 작년(36% 증가)에 비해서도 크게 감소한 수치다.


이와 동시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전기차 업체들의 수출전망도 불투명하다. 실제 미국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올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중국산 '스마트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를 지난 29일 지시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마저 중단되자 창의성이 전기차 업체들의 생존과 직결되면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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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펑 G9(사진=로이터/연합)

실제 시작가 3만 6700달러인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9에 '수면 키트' 기능을 설치할 경우, 한 번의 터치로 앞좌석과 뒷자석이 평평하게 눕혀지고 그 위에는 2인용 매트리스가 자동으로 부풀어 오른다. 블룸버그는 이 기능이 특히 지난달 춘제 기간에 대활약했다고 전했다. 전기차 충전, 교통체증, 눈보라 등으로 대기하는 기간이 길어지자 운전자들이 누울 수 있는 잠자리를 즉각 제공했다는 것이다.


시작가 2만 4450달러인 지리자동차 갤럭시 E8 전기차의 경우 가속, 제동, 진동 문제를 개선해 전기차 멀미를 완화시켰다. 지리자동차는 낚싯줄과 바늘이 포함된 차량 탑재형 낚시 시스템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리오토는 캠핑족을 겨냥해 차량 뒷부분에 인덕션과 정수기를 장착한 전기 SUV인 폴스톤01를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4만 8700달러로, 지붕엔 부착할 수 있는 선캐노피도 있다.


비야디의 경우 고급 전기차에 속하는 15만 3000달러의 양왕U8 지붕에 드론을 장착했다. 이 드론은 지붕에서 이착륙이 가능하고 차량 내 디스플레이로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드론은 차량 경로를 따라 이동해 이미지를 촬영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실시간으로 주변환경을 공중에서 볼 수 있고 짧은 동영상 제작도 가능하다.


전기차 내 게임 기능도 점점 보급되는 추세다. 테슬라는 시스템에 게임 플랫폼 '스팀'을 추가했고 리오토는 닌텐도 스위치를 차량에 연결할 수 있다. 비야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핸들 탈부착을 가능하게 만들어 운전자가 페달을 사용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이밖에 상하이자동차는 지붕에서 내리는 비와 차량 냉각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물을 모아 차량 내 식물을 키우는 기능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전기차 업체들의 이러한 야심은 불확실한 수요 전망에도 불구하고 혁신이 계속 강조될 것이란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는 그러나 중국 진출을 노리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브랜드처럼 전기차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더욱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샤오펑의 한 관계자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여전히 자동차의 주행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중국 기업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리빙과 레크리에이션의 모든 분야로 확장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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