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美 반세기만에 달착륙 성공…민간 우주탐사 시대 열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23 12:32
SPACE-EXPLORATION/MOON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사진=인튜이티브 머신스)

미국의 민간 기업이 개발한 무인 달 탐사선이 반세기 만에 달 착륙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엔 민간 업체가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민간 우주탐사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자사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미 중부시간 기준 22일(현지시간) 오후 5시 23분(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23분)께 달 남극 근처의 분화구 '말라퍼트 A' 지점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알테무스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한 방송에서 “이것이 어려운 일이었다는 알지만, 우리는 달 표면에 있고, (신호를) 송신 중"이라며 “달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the moon)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착륙선의 정확한 상태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회사는 착륙선이 달과 접촉했다고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이날 착륙 예정 시간 이후 한동안 탐사선과의 교신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이다가 10분여 뒤에 “오디세우스 안테나로부터 희미한 신호가 잡혔다"고 밝혔다.




이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통신 문제를 해결한 데 이어 비행 관제사들이 오디세우스가 수직으로 선 채 자료를 전송하기 시작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온라인 중계 방송에서 “오늘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달로 돌아갔다"며 “오늘은 NASA의 상업적 파트너십의 힘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날이다. 이 위대하고 대담한 임무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오디세우스는 지난 15일 플로리다주의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계획대로 우주를 순항해 지난 21일 오전 달 궤도에 진입했다. 이어 발사 후 약 일주일 만에 달 착륙에 성공했다.


자율 항법 시스템으로 작동되는 이 우주선은 착륙 목표 지점 부근을 탐색해 가장 안전한 지점을 찾아 하강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으며,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착륙 시간이 당초 예상보다 1분가량 앞당겨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이날 달 탐사선의 착륙 과정 생중계 영상에는 회사 관제센터 내의 모습만 담겼으며, 우주선이 직접 촬영한 달 영상이나 사진 등 실제 이미지는 비춰지지 않았다.



Moon Landing

▲달착륙 성공에 환호하는 인튜이티브 머신스 직원들(사진=AP/연합)

회사 측이 달 착륙 성공을 발표하면서 미국은 지난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약 52년 만에 자국의 우주선이 달에 도달하게 됐다.


또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달에 연착륙하는 성공 기록을 쓰게 됐다. 오디세우스의 이번 임무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CLPS는 NASA가 여러 민간 기업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무인 달 탐사를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NASA와 CLPS 계약을 맺은 기업들 중 애스트로보틱이 지난달 처음으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우주로 발사했다가 실패로 끝났다.


오디세우스에는 NASA의 관측·탐사 장비 6개가 탑재됐다. 이를 수송하는 대가로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NASA에서 1억1800만달러(약 1573억원)를 받는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NASA 존슨 우주센터 부소장으로 재직한 스티븐 알테무스(현 CEO) 등이 2012년 12월 설립한 회사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뒀으며,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한편,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옛 소련, 중국, 인도, 일본까지 5개국이다.


1966년 옛 소련의 루나 9호가 세계 최초 달 착륙 기록을 세웠으며,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시작으로 1972년 아폴로 17호까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은 2014년 창어 3호를, 인도는 지난해 8월 찬드라얀 3호를, 일본은 지난달 20일 슬림을 달에 착륙시켰다.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으로 달 탐사 경쟁이 다시 불붙으면서 민간 기업들의 시도도 잇따랐지만, 그동안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개발한 무인 우주선이 지난해 4월 달 착륙에 실패했고, 이스라엘 기업 스페이스아이엘(SpaceIL)의 무인 우주선도 2019년 달 착륙을 시도했다가 기술적 결함으로 달 표면에 추락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