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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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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폐암신약 앞세워 ‘매출 2조’ 예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7 15:50

렉라자, 1차 치료제 허가 이어 건보 약가협상 완료



내년 1월부터 국내 1차 치료제 보험급여 적용 전망



美FDA 허가 추진…성사되면 블록버스터 매출 예고



올해 매출 1.9조…낮은 영업이익률 개선에도 순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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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유한양행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앞세워 내년 전통 제약사 최초로 매출 2조원 시대를 열 전망이다.

17일 유한양행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렉라자의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완료, 내년 1월부터 렉라자가 국내에서 1차 치료제로서 보험급여를 적용받을 전망이다.

지난 2021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는 그동안 1차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가 사용하는 2차 치료제로만 쓰여왔다.

내년 초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를 적용받으면 전체 폐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첫 치료부터 렉라자를 선택할 수 있어 렉라자 매출은 올해 200억~300억원에서 내년 800억~900억원으로 3∼4배 급증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파트너사 얀센과 함께 렉라자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획득도 추진 중이다. 얀센은 자사의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의 병용요법에 최근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치고 내년 FDA 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렉라자가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출시되면 연간 3조~4조원의 글로벌 매출과 수 천억 원대의 유한양행 기술료 수입이 기대된다.

특히, 렉라자는 최근 미국 FDA로부터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승인을 받아 내년 2월 미국에 출시 예정인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제품명)와 함께 ‘국산 1호 글로벌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원 이상 의약품)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렉라자는 최근 수년간 주춤했던 유한양행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는 동시에 유한양행의 국내 전통 제약사 1위 자리도 확고히 구축해 줄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1조 4218억원, 영업이익 5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 7.3%, 영업이익 174.6%나 늘었다. 올해 전체 매출로 1조 9100억원, 영업이익은 770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올해 1~3분기 매출액 대비 유한양행의 영업이익률은 3.6%, 올해 전체 전망치도 4%에 불과해 국내 제약업계 평균 약 7%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2.9%, 지난해 2.0%에 그쳐 같은 기간 국내 상위 5대 제약사(4~11%)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따라서, 내년 렉라자가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규모를 400억~5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어, 렉라자가 영업이익률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제약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은 내년 국내 전통 제약사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전의 동아제약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래 13년만의 성과로 여겨진다.

업계 일부는 오는 2026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 유한양행이 내년부터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인 만큼 그동안의 경영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내년 3월 3년 임기가 만료되는 조욱제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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