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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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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바이오시밀러 시장, '아일리아'에 달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4 17:58

내년 5월 美, 11월 유럽 특허만료…13조원 시장
셀트리온, 美·유럽 허가신청 임상3상 결과 발표
삼바에피스 신청작업 "두번째 안과치료제" 자신
삼천당제약·알테오젠 가세…특허사는 "시장 수성"

셀트리온 아일리아

▲리제네론이 개발해 바이엘이 판매하는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사진=바이엘코리아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내년에 해외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글로벌 매출 13조원 규모의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를 둘러싼 국내외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1월 특허만료로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뜨거웠던 글로벌 연매출 25조원의 ‘휴미라’에 이어 다시 바이오시밀러 빅게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뛰어들 국내 대표 기업으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손꼽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유럽망막영상학회(FLORetina-ICOOR 2023) 학술대회에서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바이오시밀러 ‘CT-P42’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발표에서 셀트리온은 스페인, 체코 등 13개국 환자 348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 결과, CT-P42 투여군과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이 1차 평가지표 최대 교정시력(BCVA) 변화에서 동등성 범위 내에 있는 것을 확인했고, 안전성 및 면역원성에서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한 아일리아는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안과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전세계에서 97억 6000만달러(약 12조 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일리아의 미국 독점권은 내년 5월, 유럽 물질특허는 2025년 11월 만료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 3상 결과에 힘입어 CT-P42의 글로벌 출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7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11월 유럽 유럽의약품청(EMA)에 잇따라 CT-P42의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가장 앞서가는 행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4월 미국 시력안과학회(ARVO)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의 임상 3상 최종 데이터를 발표하고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유효성·안전성·면역원성의 유사성을 입증한 이후, 현재 미국·유럽 등 주요국에서 허가 절차를 추진 중이다.

특히, 셀트리온은 이번 CT-P42가 자사 첫 안과질환 치료제인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아일리아의 경쟁 제품인 노바티스의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아멜리부’를 출시한 경험이 있는 만큼 내심 자신감을 갖는 모습이다.

앞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단일 의약품 기준 세계 매출 1위인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서 잇따라 출시해 오리지널 및 국내외 바이오시밀러 제품들과 경쟁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처방량 기준 휴미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여전히 98~99%를 차지하고 있지만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오리지널 대비 저가전략을 취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의 점유율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 등 고가전략을 취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은 아직 이렇다할 점유율을 나타내지 않고 있어 초반 판도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삼천당제약도 지난달 말 식약처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허가 신청을 낸데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바이오벤처 알테오젠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ALT-L9’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외에 미국 암젠, 스위스 산도즈, 독일 포르미콘 등도 미국 FDA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다.

업계는 휴미라 개발사인 애브비가 특허만료 이후 저마진 전략으로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맞서 시장점유율 수성에 나서고 있듯이, 아일리아 개발사인 리제네론 역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과 특허소송을 벌이는 동시에 ‘고용량 아일리아’를 내놓는 등 수성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향후 점유율 확대와 시장 판도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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