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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 6㎜ 이상의 조선용 후판 |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올 하반기 조선용 후판값을 둘러싼 조선-철강업계의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원가의 20% 가량을 차지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인하 또는 동결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100만원대로 형성됐던 상반기에 비해 10% 가량 낮은 가격대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철강사들은 원가 부담 가중에 따른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kWh당 평균 10.6원 올렸고 지난 9월 1일 t당 115.72달러(약 14만9800원)였던 철광석값이 지난 24일 기준 134.02달러(약 17만3500원)로 15.8% 인상된 탓이다.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 부문 수익성 유지를 노렸던 것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그러나 철강사 보다는 조선사 쪽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건설경기 침체와 역내 공급 과잉 등이 철강재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10월 국내로 들어온 중국산 후판은 92만t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7% 증가한 수치다. 자국 내 소비 부진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국내로 물량을 밀어내는 판국이다.
일본 철강사들도 엔저에 힘입어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 산업구조 고도화도 글로벌 철강 생산량 확대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조선사로서는 해외 의존도를 높이면 수익성 향상을 모색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조선사들이 다운사이클을 이유로 철강사들에게 양보를 촉구했던 것과 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선박 수주로부터 1년 반 가량 이후에 매출로 인식되는 조선산업 특성상 쉽게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