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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선호식품 비빔면, 겨울에도 핫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3 17:47

이색 토핑·국물 별첨한 겨울 한정판 제품 봇물
팔도·농심·오뚜기 빅3, 점유율 경쟁 2차전 성격
"동절기 하락세 매출 공백 메우기 목적" 풀이

비빔면

▲(왼쪽부터) 팔도 비빔면 가을에디션, 오뚜기 진비빔면 겨울에디션, 농심 배홍동비빔면 윈터에디션. 사진=각 사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올해 뜨거운 여름 ‘비빔면 1차전’을 치른 라면업계가 찬바람 시즌에도 ‘비빔면 2차전’을 핫(hot)하게 치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냉면·쫄면과 함께 대표 여름면으로 꼽히는 비빔면이지만 한정판 신제품이라는 이름표로 라면 제조사들이 소비자를 유혹하는 있는 것이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지난달 선보인 ‘팔도비빔면’ 가을에디션 100만봉을 출시 3주 만에 전량 소진시켰다. 일반 제품과 달리 메이플시럽(5g)을 더한 한정판으로, 여러 토핑과 과일소스를 즐기는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겨울에디션이 아닌 가을에디션을 출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앞서 팔도는 2018년 업계 최초로 겨울 한정판 비빔면을 선보였다. 당시 우동 국물 스프를 추가한 제품을 시작으로 매년 동절기 한정판을 내놓고 있다. 이번 가을 에디션을 포함해 한정판 누적 판매량만 약 3000만봉에 이른다.

팔도 관계자는 "이달 말일쯤 올해 겨울에디션 비빔면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최근 대표 제품인 진비빔면 겨울 한정판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컵누들 우동맛 국물스프를 별첨한 한정판으로,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을 찾는 수요가 많은 점을 반영했다.

2020년 겨울 한정판을 첫 선보인 오뚜기는 제품을 판매한 첫 해와 이듬해 2년 동안 누적 판매량 120만개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한정판을 출시하지 않았고, 올해 물량은 판매 추이를 살펴보며 집계중인 상황이다.

농심은 경쟁사 대비 늦게 겨울 한정판을 꺼내들었지만 3년 연속 동절기마다 이색 토핑을 앞세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1년 기존 참깨 토핑 대신 눈꽃 치즈 토핑을 더한 제품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과 올해 동월 2년 연속 콩가루 토핑을 추가한 겨울 한정판을 출시했다.

지난해 콩가루 토핑을 더한 한정판이 출시 두 달 만에 전량 소진되는 등 인기몰이를 한 데 따른 것이다. 구체적인 판매량과 준비 물량 모두 공개하기 어려우나,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회사의 설명이다.

통상 라면 제조사가 계절 한정판을 선보이는 것이 흔한 사례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비빔면은 성수기인 여름 전 2분기께 동시 출시되는 경향이 짙었다. 소스에 비벼먹는 특성상 뜨거운 국물 없이 즐길 수 있어 한여름이 낀 3분기 때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 1위 팔도 뒤로 농심·오뚜기가 빠르게 추격하면서 점유율 싸움의 연장선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비빔면 시장점유율은 팔도가 53%로 선두를 지키고 있고 농심(19%), 오뚜기(11%) 순이다. 이 밖에 올 4월 ‘4과비빔면’을 출시하며 비빔면 시장에 재도전한 삼양라면은 겨울 한정판 출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하절기와 동절기로 제품 출시 시기가 양분되면서 계절면 성격을 지닌 비빔면 특징도 모호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절 상관없이 즐기는 이른바 ‘시즌리스(Season-less)’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는 4분기는 비빔면 등 계절면 비성수기로 평가 받는다"면서 "따라서 수요와 매출 모두 하절기보다 줄어드는 편인데 한정판 출시로 매출 공백을 메우는 것이 라면 제조사들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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