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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본사(왼쪽), 일동제약 본사. 사진=각사 |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올해 1~3분기 누적 연구개발(R&D) 지출액이 148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12.2%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R&D 지출액 1443억원, 매출액 대비 비율 11.1%와 비교하면 금액과 비율 모두 증가한 것이다.
상위 5대 제약사를 비교해도 R&D 지출액은 대웅제약(1518억원)에 이어 2위, 매출 대비 비율은 대웅제약(16.8%), 한미약품(1363억원, 12.8%)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양호한 수준이다. 3분기 말 기준 연구개발 인력 수도 총 485명으로 5대 제약사 중간인 3위를 차지했다.
GC녹십자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1조2217억원, 영업이익 428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상위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고, 영업이익도 유일하게 줄었다.
이 여파로 GC녹십자는 최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시작했고, 조직의 10%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올해 들어 1분기부터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고 이례적으로 구조조정까지 단행하고 있음에도 신약개발 투자만큼은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 5월 임직원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들어가 임직원 수 16% 가량을 줄인 일동제약은 올해 1~3분기 누적 연구개발 지출액 841억원, 매출액 대비 비율 18.9%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연구개발 지출액 937억원, 매출액 대비 비율 19.4%와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이지만, 여전히 업계 최상위권의 매출 대비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전체 연구개발 투자액도 2021년 이후 3년 연속 1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일동제약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4497억원, 영업손실 51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줄고 영업손실은 늘었다. 이에 따라 간부급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을 단행해 230여명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는 GC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실적부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GC녹십자는 지난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에 대해 정식허가를 받았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012년 희귀질환 특성상 대규모 환자를 모집해야 하는 임상 3상이 쉽지 않아 추후 임상 3상 실시를 조건으로 헌터라제를 조건부 허가했으며, GC녹십자는 지난 3월 임상 3상을 완료해 11년만에 조건부라는 ‘꼬리표’를 떼는데 성공했다.
또한, GC녹십자는 내년 1분기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13조원 규모의 미국 혈액제제 시장에 진출하고,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완화국면에 진입해 헌터라제 수출이 활기를 되찾으면 GC녹십자의 실적개선도 기대된다.
일동제약은 이달 초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현재 임상 1상 단계에 있는 당뇨병 치료제 ‘IDG16177’,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ID119031166’,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ID120040002’ 등 신약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국내 제약사들이 지속성장을 위해 신약개발 투자를 지속하는 분위기가 정착됐다고 보는 동시에, 창업주 2~3세의 젊은 CEO가 증가하면서 기존 장기근속 관행에서 다른 업종처럼 상시 구조조정 관행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