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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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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초격차 CDMO' 삼바 끌고, SK·한미·차바이오 밀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0 19:00

동물세포 배양 이어 미생물배양 틈새시장 부상



삼바, 항체치료제 동물세포배양 생산 세계 1위



차바이오텍, 내년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완공



SK팜테코 美기업 인수, 한미 亞 최대 미생물배양시설 보유

한미약품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내부시설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용량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며 우리나라 CDMO 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후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틈새 CDMO 시장’을 겨냥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국내 CDMO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내년 경기 성남 판교에 선진GMP(cGMP) 기준에 맞춘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시설 ‘셀진 바이오뱅크(Cell Gene Biobank, CGB)’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차바이오텍은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리는 세포·유전자치료제의 단순 위탁생산(CMO)을 넘어 초기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임상용 약물 생산 등 위탁개발(CDO)까지 아우르는 종합 CDMO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바이오의약품 CDMO는 케미컬(화학합성)의약품에 비해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막대한 설비를 필요로 하는 바이오의약품을 단기간에 대량생산하기 위해 모든 기업이 요건에 맞는 설비를 갖출 수 없는 만큼 이를 전문 CDMO 업체에게 위탁해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 백신 등을 계기로 바이오의약품 CDMO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연평균 약 12%씩 성장해 오는 2028년 270억달러(약 35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국내 최강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스위스 론자를 제치고 현재 생산용량 기준 세계 1위 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는 2032년까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 제5~8공장을 순차적으로 완공하면 압도적인 초격차를 유지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등 현재 주요 CDMO 기업들이 주력 생산하는 분야는 2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리는 항체치료제(자가면역질환치료제, 표적항암제 등)의 대량생산을 위한 ‘동물세포 배양방식’의 CDMO 시설이다. 현재 주류 바이오의약품인 2세대 항체치료제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전망인 만큼 동물세포 배양방식의 CDMO 산업도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리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역시 아직 2세대 항체치료제에 비해 시장규모는 작지만 성장속도는 더 빨라 앞으로의 성장이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약 100억달러(약 13조원)로 항체치료제 시장의 20분의 1에 불과하지만, 2026년까지 약 550억달러(약 70조원) 규모로 성장해 연평균 성장률이 항체치료제 성장률 약 5%보다 10배 가량 높은 약 5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장도 연평균 약 30%씩 성장해 오는 2026년 101억달러(약 1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항체치료제 CDMO에는 제조공정상 동물세포 배양방식을 사용해야 하지만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에서는 미생물 배양방식이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미생물 배양방식이 동물세포 배양방식보다 배양 시간을 10분의 1로 단축하고 더 높은 수율(정상제품 비율)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생물 배양방식의 CDMO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베돈’(한국 제품명 롤론티스)을 생산해 미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인 미국 머크(MSD)의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 임상용 제품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SK팜테코는 지난 2021년 프랑스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이포스케시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9월 약 42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CBM도 인수했다. CBM은 동물세포 배양방식과 미생물 배양방식 CDMO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업계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술이 2세대 항체치료제에서 3세대 개인 맞춤형 세포·유전자치료제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인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위시해 국내 CDMO 산업의 생태계가 보다 다양해지고 그만큼 글로벌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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