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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립마저 부진…SPC, '인력감축’ 고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0 18:38

파리크라상 첫 희망퇴직 단행…"100여명 규모 예상"
인건비 등 고정비용 가중, 0%대 영업이익률 큰 부담
비알코리아도 난조…"계열사 추가감축 계획없다"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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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SPC그룹 본사. 사진=SPC그룹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소비 위축에 원료비 급등으로 수익 악화에 빠진 ‘베이커리업계의 삼성’ SPC가 실질적 지주사 파리크라상의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어 본격적인 긴축경영으로 전환할 지 식품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SPC그룹에 따르면, 자회사 파리크라상은 지난 1986년 창업 이래 처음으로 직원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올해 초반부터 내부 논의를 거쳐 이달 둘째 주부터 말일까지 파리바게뜨를 포함해 라그릴리아·쉐이크쉑 등 14개 외식 브랜드의 15년차 이상 근속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퇴직 신청자에게 1년 6개월치 급여와 최대 1년치 자녀 학자금을 지급하고, 계열사 가맹점 개설을 희망하는 퇴직자에겐 제반 비용을 2∼3년간 지원한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파리크라상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면서 "퇴직 예상 규모는 100여명 안팎"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이번 희망퇴직의 직접적 요인으로 파리크라상의 실적 부진이 배경에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와 함께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파리크라상은 10년째 별도 기준 매출 2조원 문턱 아래에서 밑돌고 있다.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 추세다. 지난해 매출 1조9847억원으로 전년 대비 7%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 줄어든 188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0% 대로 떨어졌다. 2013년 4%였던 파리크라상의 영업이익률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2019년 4.1%로 회복됐으나 이듬해 1%대로 내려간 후 지난해 0.9%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파리크라상은 2018년 자회사 PB파트너즈를 설립한 뒤 제빵기사 5000여명을 대규모 직고용한 이래 최근 3년 간 이들 급여만 40% 오르는 등 인건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기준 파리크라상 임직원 수는 5200여명으로 현재까지 증감이 없는 상태다. 같은 기간 인건비는 20% 이상 상승했다.

신규 고용 역시 불투명하다. 앞서 SPC그룹은 지난해 3년 만에 대졸 신입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뒤 지난해 하반기 공채 모집에 나섰으나 산재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현재까지 내년 인사 관련 별다른 계획은 잡혀있지 않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지주사격인 파리크라상의 인원 감축 흐름이 저조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는 다른 관계사에도 도미노 현상으로 확산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요 계열사 가운데 던킨·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비알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떨어지며 수익성 난조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도 3분기엔 인건비·원재료 부담이 커지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9.2% 줄었다.

SPC그룹 관계자는 "1분기부터 소비침체 여파가 컸다"면서 "현재 관계사의 인력 감축 계획은 없으며,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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