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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이자 혜택마저 자취 감춰…카드사는 왜 '상생'에 눈감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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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금융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정부가 상반기에 이어 또 다시 상생금융을 외치는 가운데 금융권이 너도나도 ‘상생금융 시즌2’에 참여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카드사는 업황 악화를 이유로 눈을 감고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소비자 혜택을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과 금융지주, 손해보험사들이 앞다퉈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권을 넘어 2금융권인 보험사들에 상생 바람이 불고 있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가시화됐고, 개별 회사들이 내놓은 것도 모자라 업계 공동차원의 방안마련도 고려되고 있다.

반면 카드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에 가맹점마다 6개월 이상 지원되는 무이자 할부가 자취를 감췄다. 혜택 축소는 이렇게 1년 가량 유지되고 있다. 현재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 등 8개 전업카드사들 중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지원하는 회사는 신한·BC·우리 3곳이다. 나머지 회사들은 최대 3개월 무이자나 부분 무이자할부만을 제공하고 있다.

세금 납부 시 제공되던 무이자할부도 축소했다. 지난해는 카드로 세금을 납부할 경우 최장 7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했지만 현재는 현대·비씨·우리카드가 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만 제공하고 있다. 연말 특수 앞에서도 할인이나 혜택을 줄여 예년대비 잠잠한 모습이다.

반면 상반기 할부 서비스 수수료는 1조5000억원 이상 거둬들였다. 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비씨제외)의 관련 수익은 1조5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가량 뛰었다. 이자가 20%대에 육박하는 리볼빙 잔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카드사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리볼빙 잔액은 7조6130억원으로 지난 5월 7조원 돌파 후 급증세다.

카드사들은 업황이 어려워 소비자 혜택부터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본업 수익성을 잃어 상생금융 압박에 눈을 감아도 인정해 줄 것이란 입장이 만연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 압박에 업황이 어려워 상생금융은 꿈꾸기 어렵다"며 "할부이자 혜택이나 단종카드 부활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20%에 육박하는 리볼빙금리를 매겨 이를 사용할수 밖에 없는 중저신용자들의 신용도 하락마저 카드사들이 눈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보여주기식이나 압박에 따른 상생이 아닌 서민을 위한 상생이 고민돼야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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