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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마트 부산 동래점 전경. 사진=메가마트 홈페이지 캡처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농심그룹 유통 계열사 메가마트가 최근 하반기 신입사원 면접을 앞두고 돌연 채용 전형을 중단했다.
채용 중단 배경으로 몇 년 간 이어진 실적 부진에 따른 재정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신규고용 동결 등 ‘긴축경영’으로 풀이되지만, 다음 카페 등 오픈형 커뮤니니티에선 회사를 비판하거나 동정하는 내용의 상반된 반응들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023년 대졸공채 전형을 진행하던 메가마트는 서류전형 합격 뒤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면접 전형을 기다리고 있던 입사 지원자들에게 채용 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내외부 이슈로 모집 취소"…차후 전형서 서류절차 면제 약속
메가마트는 입사 지원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폐사의 2023년 하반기 대졸공채 모집이 내·외부 경영이슈로 취소됐음을 알려드린다"고 통보하고, "취업난 속에서 힘들게 지금의 순간을 견디고 있을 지원자분에게 이런 메일을 드리게 돼 매우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이어 "이번 채용이 취소됐으나 지원자님께서 다음 채용에도 지원해 주신다면 현재까지 진행된 전형부터 이어 실시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차후 채용 전형에서 서류전형 면제를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메가마트의 갑작스런 대졸공채 채용 중단을 놓고 실적 부진에 따른 ‘허리띠 졸라매기’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업계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상 비용 절감을 선언한 기업들이 인력 효율화를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서는 만큼 회사가 일부 부서의 신규 고용을 동결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동익 부회장의 복귀와 함께 메가마트가 23년 만에 오너 체제로 전환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졌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故) 신춘호 농심 창업주의 3남인 신 부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1999년까지 대표이사직을 맡았으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신춘호 회장의 방침에 따라 직에서 내려와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이후 지난해 6월 대표이사로 돌아왔으나, 취임 첫 해인 지난해 메가마트는 20여년 만에 가장 작은 매출 규모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기준 메가마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4503억원으로 전년(5048억원)보다 10.8% 감소했다. 1999년(3328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었고, 영업이익도 6년 연속 적자였다.
◇회사 "불가피한 조치"에 누리꾼들 ‘억울하다, 너무 어려운가보다, 차라리 진행하지 말지’ 다양한 반응
그나마 적자 폭을 좁힌 것은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2017년 영업손실 21억원에서 2021년 148억원 적자로 악화됐으나 지난해에 절반 수준인 적자 70억원으로 개선시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신 부회장의 복귀와 함께 메가마트가 효율화 작업에 힘 쏟으면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적자 폭 축소는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 비용과 인프라 투자, 인건비 등을 최소화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별도 기준 2021년 1607억원이었던 메가마트의 판매·관리비(판관비)는 지난해 1469억원까지 줄었다. 특히, 판관비 가운데 지출 규모가 가장 큰 급여를 포함해 퇴직급여·복리후생비 등 인건비도 지난해 497억원으로 전년(559억원)보다 약 11% 감소했다.
메가마트의 직원 수 감소도 적자 개선에 작용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2021년 11월 기준 1173명이었던 메가마트 직원 수는 지난해 11월 1057명에 이어 올해 9월 970명 수준으로 줄었다.
농심 메가마트 관계자는 "비용 절감 측면이라고 확언하기 어렵지만 전반적인 경영 상황을 반영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직원 공개채용 전형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원자분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한편, 메가마트의 채용 취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음 카페 등 오픈형 커뮤니티에 입사 지원자로 알려진 A씨가 "일주일 전 포트폴리오를 제출했는데 갑자기 공채 취소돼 억울하다"의 댓글과 함께 "차라리 면접 진행을 하지 말지" 등 회사 비판 글이 올라왔다.
반대로 "면접 직전 취소면 회사가 너무 어려운가보다", "소리소문 없이 안 뽑는 곳도 많은데 공개적으로 고지라도 해주네" 등 기업 입장을 동정 또는 두둔하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