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K바이오사이언스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왼쪽), GC녹십자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사진=각사 |
국내 독감백신 승부 결과로 실적을 갈린 만큼 남은 4분기에 두 회사의 독감백신 판매에 따라 양대 백신명가의 자존심 걸린 전체 실적 향배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겨울 독감 유행으로 독감백신 수요가 커진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의 수요 선점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318억원, 영업이익 6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54.6%, 영업이익은 185.3% 증가한 호실적이다.
특히, 직전분기인 지난 2분기에 비해 매출은 775.5%나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코로나 종식에 따른 코로나 백신 공급 중단 여파로 올해 1분기부터 영업적자에 빠졌다가 2분기만에 분기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섰다.
3분기 호실적은 지난 8월 노바백스와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사업 종료로 잔여정산금액 1488억원이 유입된 영향이 가장 크지만,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 및 판매 재개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 팬데믹 2년간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했다가 올해 들어 생산을 재개했다.
지난 6월에는 질병관리청의 독감백신 공공조달사업인 ‘2023-2024절기 독감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지원사업’에서 총 조달물량 1121만 도즈 중 242만 도즈를 낙찰받아 전체 참여 업체 중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백을 틈타 지난 2021~2022년 2년간 국내 독감백신 공급 1위를 차지했던 GC녹십자는 이번 공공조달사업에서 174만 도즈를 낙찰받아 입찰 참여 업체 중 4위에 그쳤다. 2021년 400만 도즈, 지난해 497만 도즈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아쉬운 규모다.
특히, GC녹십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394억원, 영업이익 328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각각 4.4%, 32.8%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올 겨울 개별 병·의원에 공급될 독감백신 민간조달물량 약 2000만 도즈가 남아있어 올해 전체 국내 독감백신 매출 규모는 내년 초에나 집계돼 발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2020년 이후 3년만에 국내 독감백신 시장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더욱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실적과 관계없이 향후 5년간 2조 4000억원을 연구개발(R&D) 및 시설확충에 투자해 글로벌 백신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공격경영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달리, GC녹십자는 최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시작하고, 조직의 10%를 통폐합해 실적부진에 따른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어서 사뭇 SK바이오사이언스와 대비되는 분위기다.
다만, 양대 백신명가의 전망을 다르게 제시하는 견해도 있다.
즉,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백신과 같은 대규모 위탁생산(CMO) 수주가 없는 만큼 올해 전체는 물론 내년에도 흑자 전환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견지하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반면에 GC녹십자는 내년 초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같은 해 하반기 미국 출시가 기대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소강국면으로 헌터라제 수출이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두 회사의 3분기 실적 희비가 다시 반전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견해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