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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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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염증성 요통 강직척추염, 조기 진단이 중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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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동아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허리통증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정도로 일상에서 매우 흔한 증상이다.

지난 2012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다섯 명 중에 한 사람은 척추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허리통증은 비특이적 요통으로 보통 4주 이내에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만약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허리통증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일상적인 허리통증과 다른 양상을 보일 경우엔 전문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일상적인 허리통증은 직업활동이나 운동 등으로 허리를 많이 사용하고 나면 통증이 심해지고 휴식 시에 호전된다. 따라서, 일과를 마치는 저녁시간에 주로 통증이 심해졌다가 휴식을 취하고 난 아침에는 통증이 개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에 염증성 요통은 수면과 휴식을 취한 뒤인 아침에 강직이 심해지고, 활동 때 강직이 풀리면서 통증의 호전을 보여 비특이적 요통과는 반대로 나타난다.

이런 염증성 요통의 대표적인 질환이 강직척추염이다. 강직척추염은 엉치뼈로 알려진 천골과 엉덩이뼈인 장골사이의 천장관절과 인대가 부착되는 척추부위에 염증이 일어난다.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의 강직이 발생하여 관절변형을 초래하는 만성염증성 관절질환이다. 주로 20~40대의 젊은 남자에서 자주 발생하며, 강직척추염 환자의 95% 이상에서 ‘HLA-B27’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유전적 경향을 보인다.

주로 척추와 천장관절을 침범하지만 무릎이나 발목과 같이 하지의 큰 관절들을 비대칭적으로 침범하는 말초관절염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MRI나 X-선 검사와 같은 영상검사에서 천장관절이나 척추의 이상소견을 보이지는 않지만 HLA-B27 양성이면서 염증성 관절염을 보이는 경우 비방사선학적 척추관절증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2017∼2022년 지난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강직척추염 환자의 발병 연령은 20~40대가 56%였고, 남자가 여자보다 2.5배 많았으며 5년 사이에 22% 가량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주로 20∼40대의 사회적 활동이 매우 활발한 연령층에서 잘 발생하기 때문에 허리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주로 아침에 허리통증과 척추의 뻣뻣함이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고, 심할 경우에라도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허리 통증이 씻은 듯이 낫는 경우가 많아 병원을 잘 찾아오지 않는다.

더욱이 통증이나 불편감이 지속되더라도 아침에만 잠깐 있기 때문에 통증을 참고 병원 방문을 차일 피일 미루다가 병원을 찾아야 될 정도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게 되어서야 병원을 방문한다. 이럴 경우 상당히 병이 진행되어 있어 이미 천장관절의 유착과 관절강의 손상, 척추의 대나무화 현상을 동반한 척추의 변형을 흔히 보게 된다.

척추의 강직과 변형에 의해 등이나 목이 굽어지게 되는데, 이 과정은 아주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스스로 잘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에게서 목이나 허리가 굽었다는 소리를 듣고 병원을 찾아 오기도 한다.

이미 척추의 변형이 초래되면 되돌리기가 어려우므로 강직척추염은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자가주사제 형태의 생물학적 제제를 비롯해 새로운 치료약물들이 개발돼 있어 통증치료와 병의 진행을 처음부터 잘 조절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조기 진단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조기에 진단되더라도 지속적인 치료 역시 매우 중요하다. 특히 활동적인 연령대의 젊은 환자들이 많다 보니 직업 상, 또는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사회활동 등으로 인해 약을 간헐적으로 복용하거나 병원을 주기적으로 내원하지 않는 등 치료를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다.

강직척추염은 평생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성 질병이므로 당뇨나 고혈압처럼, 류마티스 전문의의 지속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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